SMAP·아라시 키운 日 연예계 대부 별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10일 일본 대표 연예기획사 쟈니스사무소의 쟈니 키타가와 사장 별세 소식을 전하는 일본 신문. /사진=AFP통신

소년대, SMAP(스마프), 아라시, 킨키키즈 등 인기 남성그룹을 배출한 일본의 대표 연예기획사 쟈니스사무소의 쟈니 키타가와 사장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10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쟈니 사장은 지난달 해리성 뇌동맥류 파열로 말미암은 지주막하 출혈로 일본 도쿄의 한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며, 지난 9일 오후 결국 세상을 떠났다.

193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3남 1년 중 둘째로 태어난 쟈니 사장은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일본으로 이주했으나, 일제 패망 이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다. 이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1952년 다시 일본으로 와 주일본 미국대사관에서 육군범죄수사국 정보원으로 일한다.

당시 쟈니 사장은 미군 소속으로 1년 2개월 동안 한국 판문점에서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 11개월간 한국어를 따로 공부하기도 했다.

군복무를 마친 쟈니 사장은 도쿄에 있는 조치대 국제학부에 입학했으며, 재학 중이던 1955년 밴드를 결성한 것이 일본 연예계 입성의 계기가 됐다.

이후 1960년대 초 도쿄의 주일 미군시설인 워싱턴하이츠 인근에서 약 30명으로 구성된 소년 야구단 코치를 맡고 있던 쟈니 사장은 그중 4명을 추려 최초의 그룹 '쟈니스'를 만들었으며, 이것이 현재 쟈니스사무소의 시초가 됐다.

쟈니스사무소는 70~80년대를 거치며 일본 최고의 남성 그룹을 연달아 데뷔시켰다. '쟈니스'가 남성 아이돌을 의미하는 대명사가 될 정도였다. 또한 일본 최초로 연습생 육성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는 한국 연예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NHK는 "쟈니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위 곡을 배출했으며, 콘서트 최다 연출자로 기네스북에 기록됐을 정도"라며 "80세를 넘긴 고령에도 최근까지 소속 탤런트의 뮤지컬을 연출하는 등 정력적으로 일해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