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탄도미사일 690㎞ 비행…한반도 전역 타격권(종합2보)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북한이 25일 강원도 원산 인근 호도반도에서 동해로 2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5월 이후 77일 만의 도발이다. 다음달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불만을 표시하고,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전 기싸움 차원의 도발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34분과 5시57분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을 쐈다. 첫발은 지난 5월 9일 미사일과 비슷한 430여km를 날았다. 두 번째 미사일은 690여㎞를 비행했다. 두 미사일의 고도는 50여㎞로 동일했다.


미사일 종류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개발한 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NSC는 “향후 한미간 정밀평가를 통해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번 미사일이 러시아산 개량 ‘북한판 이스칸데르’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5월 발사 때도 지목된 미사일이다. 5월 9일 발사된 미사일은 고도 50여㎞로 날아 420여㎞를 비행했다. 러시아 이스칸데르의 정점고도는 50여㎞, 최대사거리는 500여㎞ 수준이다.

당초 군 당국은 이날 발사된 두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비슷한 것으로 분석했다가 미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해 추가 분석한 결과, 두 번째 미사일이 260여㎞ 더 비행했다고 결론 내렸다.


합참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로 발사된 부분이 있어 추가적인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번째 미사일의 경우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이거나 탄두 등의 무게를 줄이는 식으로 비행거리를 늘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첫발은 이스칸데르로 추정되지만 두 번째는 사거리가 더 길면서도 낮게 날아 새로운 신형 미사일이나 이스칸데르 변종일 수 있다"며 "미사일에 날개를 달거나 단분리 방법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軍 방어체계로는 요격 어려워…北, SLBM 추가도발?

【서울=뉴시스】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북한 KN-23미사일의 차이점. 위 사진의 왼쪽이 이스칸데르이고 오른쪽이 KN-23이다. 미국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박사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5월에 두차례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KN-23이라고 주장했다. 또 KN-23에는 긴 전선관이 장착돼있는데, 이는 재래식 탄두 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장착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래 사진은 이스칸데르(왼쪽)와 KN-23의 제트베인(방향조절장치)부분을 비교한 것으로, 서로 모양이 다소 다르다. <사진출처: 미들버리연구소 홈페이지> 2019.06.07

비행거리가 690여㎞라면 제주도 일부를 포함해 한반도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이스칸데르는 이동식 발사대(TEL)를 통해 은밀기동 및 타격이 가능하고, 하강시 수직·수평비행을 하는 복잡한 비행패턴을 보여 요격도 쉽지 않다.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주입 시간이 필요 없어 발사준비에 걸리는 시간도 짧다. 5~10분 사이에 발사준비 정황을 포착해 요격까지 실시해야 하지만 현재 우리 군의 방어체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단거리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북한이 미사일 개량을 거듭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스커드와 노동계열의 미사일에 이어 남한을 위협하는 또 다른 단거리 미사일이 완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데 이어 미사일을 쐈고 우리 정부의 대북 쌀 지원을 거부하는 한편, 다음달 리용호 외무상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불참까지 결정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착이 가능해 보이는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만큼 ‘SLBM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SLBM 발사는 ‘대화국면 파기’로 연결되는 만큼 관련 동향을 노출시키는 선에서 수위 조절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