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불타는 아마존…G7지원에도 주권 외치는 브라질

위성 사진으로 본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사진=로이터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진압을 위해 주요7개국(G7) 정상들이 브라질 등 중남미에 2000만유로(약 271억원)를 즉각 지원하기로 했다. 7월 말 발생한 대형화재가 한달째 이어지면서 아마존 대형산불사태가 국제문제로 번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올해 G7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 정부는 이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국가들이 아마존 산불 진압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회담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기금 조성에는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만유로의 자금은 대부분 화재진압용 항공기를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G7 정상들은 또한 장기적으로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을 막기 위한 기술적, 재정적 도움을 주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9월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아마존 지원 계획을 다시 한번 논의할 예정이다.

G7 정상들까지 나선 이유는 지구 생물종의 3분의 1이 존재하는 아마존의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발생한 불이 한달 가까이 꺼지지 않으면서 이미 아마존 생태계의 15~17%가 파괴됐다는 경고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7개국(G7)정상회의에서 각 국 정상들이 모여 있다. /사진=로이터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아마존 지원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G7이) 아마존을 마치 식민지나 무인도처럼 대한다"며 "아마존 산불 진압을 위한 국제사회 지원의 배후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아마존 주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우리는 콜롬비아와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책을 논의했다"며 자체 해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을 공약으로 내건 그는 취임 후 아마존에 수력발전소, 다리,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상업적 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그 결과 브라질에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은 7만284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고, 이 중 절반이 넘는 화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일어났다. 아마존 개발을 지지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화재가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가 나라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에 긴급 대처할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5일에야 7개 주정부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여 아마존 화재 진압을 위해 병력 4만4000여명을 동원하고 군용기를 투입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시민들이 보오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 아마존 화재에 대해 책임을 묻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편 브라질 농민들과 기업들도 아마존 화재에 대한 항의에 동참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이 브라질이 아마존 화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남미 국가들과 유럽연합 간 무역 거래를 차단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브라질 농식품업체 아마기그룹의 브라이로 마기 회장은 "아마존 벌목으로 재배된 브라질 농산품이 아마존 벌목으로 재배됐다는 인식으로 인해 불매운동이 우려된다"며 "우리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농업협회의 마르첼로 브리토 회장도 "브라질 제품의 불매운동은 시간문제"라며 "많은 농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