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내년부터 연방공무원 유급 육아휴직제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 /사진=AFP

2020년 미국에서는 어떤 제도들이 새롭게 도입될까.

미 경제매체 CNBC는 내달 1일 새해부터 달라지는 미국의 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전반적으로 사생활 보호와 총기 소지 등에 대해서는 규제가 강화하는 한편, 저임금자들도 출산휴가를 누릴 수 있도록 유급가족휴가를 늘리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생활 보호 강화내년부터는 각 주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이 더욱 강화된다. 특히 IT기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규제에 앞장섰다. 내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 주민은 기업들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열람, 삭제하거나 이 정보의 판매를 중단하도록 할 수 있다. 이는 애플, 구글 등의 많은 IT 기업은 물론 연간 2500만달러(약 290억원)가 넘는 매출을 내는 통신사, 스트리밍TV업체, 심지어 유통업체나 대형 약국 같은 오프라인 점포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개인 행태를 추적해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자 개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한 초기 비용은 총 550억달러(약 63조원)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NYT는 "이 법이 미국 전체적으로도 파급력이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캘리포니아 주의 법을 전국 고객들에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며 예를 들었다.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사용 금지도 확산하고 있다. 경찰관이 몸에 카메라를 부착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캘리포니아, 뉴햄프셔, 오리건 주에서 통과돼 역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안면 인식 기술이 범죄 해결을 돕는 등 이점도 많지만 시민에 대한 일상 감시가 생활화돼 사생활 침해를 낳고 개인정보까지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리노이 주에서는 내년부터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지원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은 지원자에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된다.

◇총기소지 규제 강화
총격 사건은 올해 내내 미국 곳곳에서 끊이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4명 이상 희생된 다중살인사건의 80%인 33건이 총기난사사건이었다.

이 때문에 미 전역에서는 총기 규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콜로라도 주는 내년부터 총기소지 규제를 위해 '붉은 깃발법(red flag law)'을 시행한다.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스스로 또는 타인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는 '문제의 인물'로 판단된다면 법원에 총기 압수 청원을 넣을 수 있다. 콜로라도 주는 총기 소지가 허용된 주지만, 이 경우 법원은 최대 364일간 총기를 압수할 수 있다.

콜로라도는 1999년 미국 전역에 충격을 안겨준 컬럼바인 고교 총기참사가 벌어진 곳이다. 올해 5월에도 콜로라도 지역에 위치한 한 학교에서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기차 등록세 인상내년부터 미국에서는 전기차를 타는 것이 올해보다는 더 비싸질 전망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최소 8개 주에서 전기차에 대한 등록세가 오르기 때문. 하와이 50달러, 캔자스 100달러, 앨라배마와 오하이오 주에서는 200달러에 달하는 전기차 세금이 추가로 매겨진다.

AP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은 지난해 신차 판매의 2%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향후 10년간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면서 "각 주들은 이 세금이 유류세 수입의 최소한 일부를 보전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일리노이 주는 올해 전기자동차에 2년간 35달러의 세금을 부과했다. 이는 가솔린 차보의 연간 등록세 98달러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것. 하지만 올해부터는 연 등록세가 100달러 올랐다.

이렇게 모인 세금은 주의 도로와 교량 건설에 사용될 예정이다. 앨라배마는 "주 내 모든 차량의 4%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이 될 때까지만 이 세금으로 전기충전 인프라 보조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의 산업 분석가인 로렌 맥도날드는 "전기차 세금이 오르긴 해 도 일반 자동차 유류세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유급 육아휴가제 도입우선 내년부터 연방공무원 유급 육아휴가제 도입으로 210만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 미 연방정부는 1993년부터 12주의 무급 육아휴가를 시행해왔다. 백악관에 따르면 출산한 연방 공무원 4명 중 1명은 생활고 등 이유로 출산 2주 이내에 업무에 복귀했다.

AP통신은 "미국이 선진국 중 연방 공무원에게 유급 육아휴가를 주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다"면서 이 제도는 이미 미국 유수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에 발맞춘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뉴욕, 캘리포니아, 뉴저지 등 일부 지방정부에서만 유급 육아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 주에서는 내년부터 일반 기업 직원들도 모두 12주의 유급육아휴가를 받을 수 있다. 가족 중 한 명이 위독한 때에도 4주의 유급휴가를 받게 했다. AP는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메인, 오리건 주에서도 이 같은 유급휴가제도가 통과를 마쳐 곧 도입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