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즐기는 국민에 뿔난 마크롱, '국가봉쇄' 전쟁 선포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식당과 술집 등 영업중단 조치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보르도 거리에 쏟아져 나온 인파. /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TV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우리는 지금 전쟁 중에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프랑스는 15일간 전국민 이동 금지령을 내리면서 사실상 ‘국가봉쇄’ 조치를 취한데 이어, 450억유로(약 62조5000억원)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기업 국유화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 대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기업 파산을 막기 위해 재정 투입이나 국가 지분 인수를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국유화’라는 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르메르 재무장관은 앞서 RTL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올해 코로나19로 프랑스는 이미 경기침체에 맞닥뜨렸다”면서 “450억 유로를 풀어 기업과 국민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메르 장관은 올해 프랑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경제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프랑스 금융당국은 이날 증시 92개 종목에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주가 방어에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국민 이동금지령을 내리며 이를 어길 경우 135유로의 벌금을 물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프랑스 국내를 비롯해 인접국과의 국경도 한달간 봉쇄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며, 적은 보이지 않고, 우리가 이동할 때 나타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전쟁’이라는 말을 수차례 사용하며, 현 상황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임을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식당과 술집 등 영업중단 조치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보르도 거리에 쏟아져 나온 인파. /AFPBBNews=뉴스1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전국의 식당과 영화관 등 주요 상업시설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하자, 이를 앞두고 오히려 프랑스 국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축제를 여는 등 안일한 인식을 보여줬기 때문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NN은 “프랑스가 공식적으로 국가봉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동금지령은 오는 17일부터 시작해 15일간 유지된다. 출근이나 생필품 구매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프랑스는 전국 주요거점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경찰 10만명을 배치해 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