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파수 재할당 대가 과하지 않아"…통신사 주장 반박

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SK텔레콤 (51,300원 ▲100 +0.20%), KT (34,600원 0.00%), LG유플러스 (9,850원 ▼50 -0.51%)가 과도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에 반대하는 공동 정책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업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설명자료를 10일 내놨다.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인 최대 320㎒ 폭 주파수 재할당을 앞두고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재할당 정책 방안은 연구반, 이해관계자,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연내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재할당 대가 산정기준이 불투명하고 과도한 재할당 대가가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의 발목을 잡는다는 업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는 먼저 "신규 주파수가 아닌 재할당 주파수는 과거 경매 낙찰가를 대가 산정기준에 포함해서는 안된다"는 업계 주장에 대해 "주파수 재할당은 이용기간 종료로 권리가 소멸한 주파수에 새로운 사용관계를 설정하는 행위"라며 "재할당과 신규 할당은 법적으로 본질적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용기간 종료로 국가로 귀속된 주파수는 필요한 경우 경매 할당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서비스 연속성 등을 고려해 기존 사업자에게 재할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주파수 할당 대가는 이통사가 주파수의 이용권을 획득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으로 진입비용적 성격이 있다"며 "국가 희소자원인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수단은 적정한 주파수 할당대가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할당이 아닌 주파수 재할당의 경우에도 전파법의 취지대로 적정 대가를 부과해 경제적 가치를 회수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이통사들의 매출액 대비 주파수 할당대가 비중(7.9%)이 프랑스(2.65%), 영국(1.68%), 독일(3.01%, 3.65%) 등 주요 국가보다 높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정부는 "재할당 대가의 나라별 비교는 국가마다 통신시장과 주파수 이용환경에 따라 할당제도가 상이해 단순 비교하기 곤란한 점이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국의 최근 10년 전체 매출액 대비 총 주파수 할당 대가 비중은 3.8%로 독일(11.7%), 영국(8.5%)보다 훨씬 낮고 프랑스(3.4%)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한국은 7.1%로 프랑스(4.3%)보단 높지만 독일(13.7%), 영국(10.3%)과 견줘선 낮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재할당 정책을 희소자원인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과 기술진화, 이용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특히 "관련 법령에 따라 주파수 이용기간 만료 1년 전(6월)까지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주파수(320㎒폭)의 재할당 여부를 먼저 검토한 뒤 만료 6개월 전(12월)까지 재할당 대가 산정, 이용기간 및 기술방식 결정 등 세부 정책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가 이용하는 2세대(2G)·3G·롱텀에벌루션(LTE) 주파수는 총 410㎒ 폭으로, 78%에 이르는 320㎒ 폭이 2021년 재할당 대상이다. 한편, 최기영 과기정통부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주파수 재할당과 관련한 통신사들의 요구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할 문제이고 검토해보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