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복귀 이유는 올림픽"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월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복귀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입고 '덕분에 챌린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배구여제' 김연경이 국내 복귀의 이유로 '올림픽 메달'을 꼽았다.

김연경은 10일 밀레니엄 힐튼서울에서 열린 흥국생명 복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국가대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특히 외국의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리그 재개도 불투명했다"며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복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4시즌 동안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11년 만에 다시 국내 리그로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리그 진행이 불투명하고, 1년 연기 등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그는 이번 국내리그 복귀를 위해 연봉을 전년 대비 80% 수준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20억원대 연봉을 받던 김연경은 올 시즌 흥국생명과 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후배들을 위한 '통큰 양보'였다. 샐러리캡 여유분을 거의 소진한 흥국생명은 김연경에게 더 높은 금액을 줄 경우 남은 선수들 연봉을 최대한 조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은 오히려 구단과 동료들을 배려했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김연경은 "연봉은 정말 개의치 않는다. 후배들 연봉은 원래대로 주고 남는 가능한 선에서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연경의 복귀로 흥국생명은 김연경-이재영-이다영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트리오를 보유하게 됐다. 일각에선 흥국생명 전력이 너무 강해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연경은 이와 관련 "스포츠라는 것이 쉽지 않다. 말만큼 쉬우면 대충해도 전승해야 한다"며 "그런 것이 아니니 쉽지 않을 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준비하겠지만 그래도 '우승'이라는 단어는 조심스럽다.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팀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국내 복귀를 결심한 뒤 다른 팀 전력을 살펴봤는데 모든 팀이 강해졌다. 이번 시즌 재미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팀들도 우리를 이기기 위해 열심히 해서 실력을 올리려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리그 레벨이 더 올라갈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1년 단기 계약이 이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올해 잘해서 팀 우승에 힘이 되고, 내년 올림픽 준비를 잘하자는 생각밖에 없다. 계약 기간 자체엔 큰 고민이 없었다. 계약 이후는 다음 고민이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