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루 확진 '최다' 찍은날, 부통령 펜스 "잘 되고 있다" 막말

/사진=AFP

미국에서 코로나19(COVID-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에 육박해 최다 기록을 세우자 백악관이 2달 만에 브리핑을 열었다. 두 달 전보다 상황이 나아졌다는 태스크포스(TF) 수장의 현실 인식에 일부 언론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브리핑을 주도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확진 사례가 증가중인 것을 보고 있고 그들을 매우 신중하게 추적중"이라며 "미국인들 중에는 우리가 두 달 전 그 때 (위기상황)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실은 우리가 훨씬 더 좋은 상황에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CNBC가 인용한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전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전국 3만997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별 기준 사상 최다 기록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백악관은 지난 4월27일 이후 두 달 만에 태스크포스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여주는) 곡선을 평평하게 했다"며 "비록 4~5월 감소 이후 6월에 다시 증가하는 그림을 보고 있긴 하지만 오늘 우리가 '선벨트(남부지역)'에서 보고 있는 것은 무증상의 많은 젊은이들이 양성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실험이 더 많은 확진 사례를 낳고 있다는 것은 거의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언론들은 펜스 부통령의 이같은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음을 지적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점점 더 안전해지고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장밋빛 그림을 그렸다"며 "그것은 현실과 대립하는 그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망자가 줄고 있다는 펜스 부통령의 말이 옳다 하더라도 대유행은 여전히 미국에서 하루 기준 약 500명씩의 사망자를 낳고 있다"며 "그것은 상실과 고통이 지속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증가하는 확진자 수가 다시 문을 열고 미국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관행을 완화한데서 기인한다고 본다"고 보도해 신규 확진 증가 사례가 단순히 테스트를 더 많이 해서는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 외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장은 "일부 지역은 '신중한' 재개방 계획으로 코로나19 감염 억제에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서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까지도 퍼질 수 있는 몇 몇 지역들의 '불안한 추세'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질성'으로 이뤄진 국가지만 이질성이란 것이 서로 연결돼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궁극적으로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 개방을 독려하고 있는 미 정부와 달리 더 개방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단 뜻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26일 CNN에 따르면 최소 11개 주가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기 위해 현재 경제 재개 계획을 중지하거나 늦추고 있다. 일례로 텍사스주는 이날 정오부터 지역 내 모든 술집 영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단 배달, 포장 주문은 허용된다.

파우치 소장은 젊은 사람들의 감염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바이러스가 현재 대부분 젊은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다"며 "감염됐음에도 자신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다른 합병증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노인 등)을 무심코 감염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