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떠나 텅텅 빈 군산", SK E&S가 소셜벤처로 채웠다

지난 7일 군산 장미동에서 열린 '로컬라이즈 Live 2020' 컨퍼런스에서 패널들이 발언하는 모습(왼쪽부터 비플러스 박기범 대표,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 언더독스 조상래 대표, 당근마켓 노태준 팀장)/사진제공=SK E&S

군산 특산품인 김 유통업체 '군산 섬김'은 지난 달 GS홈쇼핑을 통해 극적으로 판로를 넓혔다. 군산 섬김은 김 원초 가공공장이 없어 어엿한 군산 김이 타지 김으로 유통되는 현실이 안타까워 군산 출신 대표 2명이 공동 창업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으로 아무리 창업 취지가 좋다고 해도 팔리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 군산 섬김의 마케팅 구원병 역할을 자처한 곳이 바로 SK E&S다.

군산 '쑥쑥상점'도 SK E&S로 획기적 전환점을 맞았다. 군산 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꿀스틱을 유통하는 이 업체는 올 상반기 쿠팡에 이어 네이버스토어까지 입점했다.


8일 SK E&S에 따르면 이 기업의 도시재생 프로젝트 '로컬라이즈 군산'(Local:Rise Gunsan)을 통해 지원받은 소셜 벤처들이 군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사회적 가치가 워낙 크다 보니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그램은 SK그룹의 온라인 사회적 가치 축제인 'Sub-SOVAC'의 메인 아젠다로 선정됐을 정도다.

지난해 최태원 회장 주도로 출범한 'SOVAC'(Social Value Connect ·소셜밸류커넥트)은 국내 최대 민간 주도형 사회적 가치 페스티벌. 일자리부족과 환경오염 같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집단지성으로 논의하는 축제다. 'Sub-SOVAC'은 그룹 차원에서 열리는 이 SOVAC의 온라인 사전 이벤트 격이다.

SK E&S는 군산에서 지난해 3월부터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를 운영해왔다. 민간기업 최초로 소셜 벤처 육성을 통한 도시재생 사업에 나선 것이다.

한때 자동차와 조선소로 활발한 경제활동을 벌였던 군산은 한국GM 철수로 극심한 내리막길을 걷는다. 이 침체된 군산을 다시 살려보자는 프로젝트가 '로컬라이즈 군산'이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지역 경제에 전례 없는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군산은 오히려 지역 여행 트렌드 확산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평이다. 이런 변화에는 '로컬라이즈 군산' 지원 사업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군산섬김과 쑥쑥상점 같은 로컬 기업의 판로 개척이 대표적이다.


SK E&S는 창업교육기관인 언더독스와 함께 지역 소셜 벤처들이 상품화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로컬시티展: 나를 찾아온 도시'도 9일부터 개장한다.

종로구 와룡동 언더독스 사옥에 마련된 팝업스토어는 SK E&S가 지원하는 로컬라이즈 군산 창업팀 외에 강릉, 제주 등의 26개 소셜벤처들이 총 출동한다.

SK E&S는 1차적으로 군산을 지역재생을 위한 거점 플랫폼으로 만들고, 타 도시와의 협업을 통해 다른 지역에도 '로컬라이즈 DNA'를 이식할 방침이다.

유정준 SK E&S 사장은 "군산 도시 재생 스토리가 출발점이 돼 다른 지역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들과 융합되고 시너지로 이어진다면 지역 재생 모델 확산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기반으로 에너지 사업을 펴고 있는 SK E&S가 각 지역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며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