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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부총리, 여의도 아닌 이곳에서 '반란' 깃발 들었다

머니투데이
  • 거제(경남)·부산=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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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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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두번쨰중)이 8일 오후 부산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열린 '영리해' 강연에 참석해 '부산여행특공대' 손민수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부산=김훈남 기자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8일 새벽 경남 거제 다대마을 앞바다에서 멸치잡이 정치망어선 체험을 했다. /거제(경남)=김훈남 기자
#. 배는 멸치 삶는 냄새로 가득했다. 배 우현에서는 작업복 차림의 중년 남자가 멸치 그물을 끌어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남자는 그물 끝으로 멸치를 몬 뒤 뜰채로 퍼담았다. 멸치떼에 섞여 들어온 호래기(참꼴뚜기)를 본 베트남 국적 작업자가 잽싸게 잡아 남자의 입에 가져간다. 주변에선 "뱃일하는 특권"이라며 웃음이 나왔다. 정치망에서 꺼낸 멸치를 배 뒤편 솥에 가져다 넣으면서 한시간여 조업이 끝났다. 어슴푸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1일 어부'가 됐다. 조업이 끝나고 선장이 캔커피를 건네자 김 전 부총리는 "기회를 주시면 다시 오겠다"고 화답했다. 배에서 내린 뒤에도 내내 들뜬 얼굴로 일행과 뱃일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전 부총리는 "잠깐 체험한 것으로 어업인들 생활을 어찌 알겠냐"면서도 얼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어업인이야말로 태생적으로 창의적인 것 같다"며 "체험적 혁신을 하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매일 변화하는 기후 등 바다 환경에 일일이 대응하며 생존하는 어업인의 삶에서 혁신 DNA를 찾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환경을 깨는 반란, '어촌-가난한 곳'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깨는 반란도 어업인의 혁신 DNA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총리가 어촌을 찾은 이유는 "가장 어려운 곳부터 반란을"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 경남 거제 다대마을 회관에서 '유쾌한 반란' 강연을 진행했다. /거제(경남)=김훈남 기자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 경남 거제 다대마을 회관에서 '유쾌한 반란' 강연을 진행했다. /거제(경남)=김훈남 기자

김 전 부총리가 잠행을 깨고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3개 정권에서 기획재정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그가 1년반여 공백 끝에 택한 행보는 사회에 대한 '반란(변화)'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김 전 부총리는 2018년 12월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올해 초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출신인 민승규 한경대학교 석좌교수, 청와대 농수산식품 비서관 출신 남양호 전 한국농수산대 총장 등과 함께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공유와 연대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변화를 꿈꾸고 능동적인 변화를 이끈다는 의미에서 법인 이름은 '유쾌한 반란'이다. 전직 관료는 물론 변호사, 사업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사회계층 사다리를 놓기 위한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방가방가'와 농어촌 혁신사업 '마중길', 청년과의 소통·공감 프로젝트 '영리해'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쾌한 반란은 농어촌 혁신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남 거제의 다대마을에서 어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고기잡이를 체험하는 행사를 가졌다.

김 전 부총리는 멸치잡이 체험에 앞서 7일 오후 다대마을회관에서 열린 강연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 청계천 판자집 생활을 했던 일화를 시작으로 공직생활까지 본인의 삶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었다.

△남이 낸 문제(환경) △내가 낸 문제 △사회에 대한 문제 등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3가지 문제를 화두로 던졌다. 김 전부총리는 주어진 환경을 위장된 축복으로 바꾸는 힘, 익숙한 것과 결별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는 일, 주변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위해 실천하는 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금 교육은 부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돼 계층사다리를 부러트리는 게 아닐까 한다"는 게 김 전부총리의 걱정이다.

'반란'이 주는 어감에 '유쾌한' 의미를 더한 것도, 능동적으로 사회계층 단절을 깨자는 의미다. 사회계층 사다리 복구와 계층 이동에 따른 사회 역동성을 되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행정은 물론, 기업, 시장 모두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혁신하면 기업'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 작은 곳에서 부터 혁신이 일어냐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전 부총리의 직전 행선지는 얼음골 사과로 유명한 경남 밀양 산내면이었다. 김 전 부총리는 9일과 10일에는 통영과 기장을 찾아 굴양식, 김양식 현장을 둘러본다.

그가 농촌과 어촌을 잇따라 찾는 것은 '가장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함이다. 김 전 부총리는 "어촌에서 혁신이 일어난다면 다른 곳도 가능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체험적 혁신하는 어촌사람들, 요즘 젊은 사람들은…'영리해'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8일 새벽 경남 거제 다대마을 앞바다에서 멸치잡이 정치망어선 체험을 했다. /거제(경남)=김훈남 기자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8일 새벽 경남 거제 다대마을 앞바다에서 멸치잡이 정치망어선 체험을 했다. /거제(경남)=김훈남 기자

김 전부총리는 8일 오후에는 부산으로 향했다.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이날 오후 4시 유쾌한 반란이 주최한 '영리해' 강연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영리해'는 젊다의 '영(young)와 '이해하다'의 '이해'를 합친 명칭이다. 김동연 전 부총리를 비롯한 주요 CEO(최고경영자) 급 기성세대가 젊고 혁신적인 CEO의 경험담과 애로사항을 듣는자리다.

이날 강연은 부산지역 여행 스타트업인 '부산여행특공대' 손민수 대표가 맡았다. 손 대표는 개인적인 인생굴곡과 더불어 부산 지역 정체성을 산복도로(산 중간에 낸 도로)에서 찾고 역사적 이야기와 관광상품을 개발한 사업이야기를 한시간여 풀어놨다.

김 전부총리는 "젊은 사람의 경험을 듣고 있는 그대로 소통과 공감을 하자는 게 이번 행사의 목표"라며 "유쾌한 발란에서 공감과 소통을 내세운 이유는 사회적 타협을 추구하고 사회 계층이동과 혁신을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두번쨰중)이 8일 오후 부산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열린 '영리해' 강연에 참석해 '부산여행특공대' 손민수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부산=김훈남 기자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두번쨰중)이 8일 오후 부산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열린 '영리해' 강연에 참석해 '부산여행특공대' 손민수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부산=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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