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탈북자, '성폭행 수사' 피하려 재입북 선택했나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김포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탈북자가 지난 19일쯤 재입북 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3년 전인 2017년 6월 한국으로 입국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한 상태이며 성폭행 혐의 관련 경찰 조사를 받는 중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 매체는 이날 오전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김포경찰서 모습./사진=뉴스1

북한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로 공개한 20대 남성 탈북자가 경기도 김포서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재입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17년 귀순한 탈북민 A씨(24)로 경찰서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도중 연락을 끊고 전세자금까지 뺀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불안해했다"며 "현재는 전화기가 꺼져있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와 경찰 등 관계기관은 연락두절인 A씨가 최근 김포, 강화, 교동도 일대를 사전 답사한 정황을 포착해 사실상 월북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개성 출신인 A씨는 2017년 강화도를 통해 귀순한 경험이 있어 이에 따라 그가 3년전 월남한 경로를 따라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도 이날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상 군사분계선(MDL)외 해상 등에도 분계선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따라, 군 당국도 해상이나 강을 유력한 경로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보도 내용을 확인 중이라던 정부가 8시간여 만에 월북 사례가 있었다며 입장을 바꿔 군 경계태세에 구멍이 발생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