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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도 몰렸다…석달간 주가 3배 뛴 '팔란티어' 어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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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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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9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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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상장 이후 3배 급등…'마법구슬' 같은 빅데이터 분석 주목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해외 종목 중 하나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다.

CIA(미국 중앙정보국) 등 미국 주요 정보 기관에 빅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기업가치 대비 고평가 됐다는 논란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은 여전히 이어진다. 향후 빅데이터 분석 시장의 성장성과 팔란티어가 가진 기술 경쟁력이 자본시장의 관심을 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상을 꿰뚫어 보는 마법구슬…상장 후 주가 3배↑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2월1~24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테슬라(5억달러)였고 그 다음이 팔란티어(7500만달러)다. 뉴욕 증시에 데뷔한 지 3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 9월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3개월 동안 주가는 10달러에서 20달러 후반대로 약 3배 가량 상승했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 회사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시공간을 초월해 세상을 볼 수 있는 마법구슬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마법구슬처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세상을 꿰뚫어보는 강력한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창업자는 과거 엘론 머스크와 인터넷 결제업체 '페이팔'을 함께 만들었던 피터 틸이다. 페이팔 초기에 러시아 마피아들의 사기 거래를 막기위한 보안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빅데이터 분석의 시초였다.

피터 틸은 2002년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하고, 그 돈으로 2003년 팔란티어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한다.

팔란티어는 창업 초기에 CIA의 자금을 받아 성장했다. CIA 산하 벤처캐피탈인 인큐텔(In-Q-Tel)이 2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이때부터 CIA가 팔란티어의 주요 고객이 됐다.

2008년에는 첫 번째 분석 솔루션인 '팔란티어 고담'을 내놨다. 고담은 영화 '베트맨'의 배경이 되는 범죄도시 이름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을 지키는 다크나이트처럼, 팔란티어도 빅데이터 분석으로 범죄를 예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팔란티어의 프로그램은 여러 군사 작전에 이용되는데, 가장 유명한건 빈 라덴 제거 작전이었다. 9.11 테러 이후에 미국 정부가 수년간 찾아 헤맸던 빈 라덴의 위치를 팔란티어의 빅데이터 분석 덕분에 알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팔란티어는 CIA뿐 아니라 FBI(미국 연방수사국), NSA(미국 국가안전보장국), 미해병대 등 미국의 주요 국가 기관으로 협력 관계를 넓히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미국의 중요한 군사 작전에 팔란티어 프로그램이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덕분에 이미 상장 전부터 기업가치가 2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영상, 사진도 분석…범죄 예측·방지에 사용


팔란티어의 가장 큰 장점은 숫자나 서류같은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정형화하기 어려운 사진, 영상, 목소리, SNS 같은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다.

CC(폐쇄회로)TV 영상이나 위성 사진, 통신 기록, 은행계좌, SNS 흔적 같은 정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범죄자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폭탄은 어디에 설치했는지, 범죄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언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은 지 등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또 하나 특징은 이용자 편의성이다. 팔란티어는 컴퓨터 언어가 아닌 인간의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고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분석한 결과물은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시각화한다.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고담 : 그래프'는 각 분석 대상들 간의 관계를 도식화해서 보여준다. 마치화이트보드에 마인드맵 그리듯이 대상들 간의 관계를 그려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자료제공=팔란티어
/자료제공=팔란티어
'고담 : 가이아'는 인공위성 이미지로 특정 대상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해 실시간으로 지도 위에 보여준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펼치거나 적군의 위치를 파악할 때 사용된다. '고담 : 비디오'는 CCTV 같은 영상정보를 분석해서 영상에 나타난 지리, 지형, 추적 대상의 정보,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한다.

최근에는 민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민간 전용 프로그램인 '팔란티어 파운드리'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주로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부실 대출이나 금융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제조업 환경에서 생산과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거나 공급망을 파악하고, 항공업에서는 항공사들의 운항 경로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중이다.

팔란티어의 또 하나 강점은 모든 프로그램이 고객의 수요에 맞도록 맞춤형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공장의 생산 공정을 개선해 생산성을 더 높이고 싶은 고객이 있다고 하면 팔란티어의 엔지니어가 직접 찾아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준다.

이 같은 방식은 결과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지만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팔란티어는 매년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2003년 창업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고객이 일부 정부기관에 한정돼 있고 프로그램 제작 비용이 비싸다보니 손익분기점에 이를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진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B2B(기업 대 기업)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초기 개발비용이 많이 들긴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고정비용은 적게 들고 제품 단가는 높아지면서 이익률이 급격해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팔란티어는 전세계에서 132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고객수는 많지 않지만 고객당 판매단가가 지난해 420만달러에서 올해 580만달러로 크게 상승하면서 수익성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

증시에 상장한 올해 팔란티어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재무제표상으론 올해 3분기까지 10억달러 손실이지만,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된 주식 보상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론 약 1200만달러 정도 흑자다. 조정 영업이익은 7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마진율도 크게 개선됐다. 전체 매출액에서 판매·마케팅비를 제외한 매출 비중을 나타내는 공헌이익률은 기존 10%대에서 올해 50%대로 훌쩍 뛰었다.



지정학적 위기=팔란티어에 기회


최근 시장에서 팔란티어에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빅데이터 분석 시장의 성장성 때문다.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로 데이터 생산량은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는데 아직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시장 분석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 시장 규모는 2019년 148억5000만달러에서 2025년 680억9000만달러로 연평균 30%씩 성장할 전망이다.

그런데 팔란티어가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1190억 달러로 훨씬 더 긍정적이다.

이 데이터 분석에서 기업들이 갖는 어려움은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분석해야할지 전혀 모른다는 거다. 기성품처럼 찍어낸 기존의 분석툴만 가지고는 제대로 된 데이터 분석을 하기가 어렵다.

팔란티어의 솔루션은 이런 점에서 분명 강점이 있다. 맞춤형 프로그램 제작과 자연어 명령, 시각화 분석 등으로 고객이 빅데이터 솔루션을 보다 이용하기 쉽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최근엔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감염경로나 전파경로 파악뿐 아니라 의약품의 효율적 분배에도 빅데이터 분석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신약 개발에서도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 보통 신약을 개발하려면 수백만개에 달하는 신약 후보물질들을 일일이 검토해서 여러 조합들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신약 하나 개발하는데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그런데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하면 이 기간이 훨씬 단축될 수 있다. 그동안 쌓인 여러 임상 데이터들을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최적의 후보물질과 조합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임상에서 부작용도 줄일 수 있고 신약 개발 성공률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팔란티어도 제약 분야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제공한다. 고객사들은 팔란티어의 분석툴인 파운드리를 통해 2000여개의 임상데이터들을 연결해보고 전반적인 실험 추세를 파악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의 성장도 기대된다. 이 분야는 팔란티어가 처음 만들어진 목적이기도 하고 가장 큰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

최근 세계 정세를 살펴보면 곳곳에서 발생하는 국지적 분쟁과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측정하는 지표로 GPR 인덱스가 있다. GPR 인덱스는 2000년대 초반 9.11 테러로 급등한 이후에 한동안 잠잠했지만, 2015년부터는 다시 서서히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경제 위기에 직면하면서 개발도상국에서는 민간 소요나 쿠데타, 정권 교체 같은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고 세계 각국의 국비 확충을 자극할 수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는건 군사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팔란티어 같은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팔란티어의 주요 고객인 미국 국방부가 트럼프 행정부 이후 국방 예산을 다시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팔란티어에는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팔란티어에 악재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창업자인 피터 틸이 2016년 미국 대선때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했고,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적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보다는 다자주의를 통한 상호 협력 관계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팔란티어에는 안 좋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 역시 기본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패권을 강화하려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바이든 당선 이후에도 팔란티어 주가가 크게 빠지지 않았다.



고평가 논란…월가 "적정주가 10~17달러"


현 상황에서 팔란티어에 가장 큰 리스크는 오히려 내부적 요인이 더 크다. 우선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너무 올라서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이 가장 크게 제기되고 있다.

매출은 매년 급성장하는데 아직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다 보니까 적정 주가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시가총액이 약 500억달러 정도인데, PSR(주가매출비율)은 50배에 달한다.

내년 흑자를 전제로 PER(주가순이익비율)를 계산해보면 배수는 무려 233배나 나온다. 항상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는 테슬라의 PSR이 20배, 내년 PER이 166배 정도인걸 감안하면 팔란티어는 이보다 더 고평가 상태인 셈이다.

대규모 주식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팔란티어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고 락업(Lock-up)된 주식이 약 18억주 정도다.

지금 발행된 주식이 16억주인데 이보다 더 많은 물량이 대기 중인 것이다. 이 물량은 올해 실적이 발표된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주식 유통물량이 늘어나면 주식가치 희석을 피할 수 없다.

또 직원들에게 막대한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한 것도 기준 주주들에겐 불만일 수 있다. 그냥 현금으로 줘도 되는데 굳이 주식가치의 희석을 유발하는 스톡옵션으로 지급할 이유가 있냐는 지적이다.

최근 월가의 시각도 그리 곱지 않다. 얼마 전에는 모건스탠리와 크레딧 스위스는 팔란티어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 월가는 팔란티어의 적정 주가로 10~17달러 정도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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