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자, 보이는 것만큼 부자 아니다"라는 이유

중국의 억만장자들이 보이는 것만큼 실제로 부유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정부의 정책에 따라 하루아침에 수백억달러 자산 가치가 바뀔 뿐 아니라 이들 자산은 상대적으로 유동화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중산산 농푸스프링 회장/사진=농푸스프링 웹사이트 갈무리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슐리 렌과 하워드 추아-이온은 칼럼에서 "중산산 농푸스프링 회장이 정말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보다 부유할까? 서류상으로 그럴 수 있지만 자산의 유동성까지 고려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이같이 전했다.


중국 내 억만장자 순위는 변화가 심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폭발성 기체인 수소에 빗대 "수소만큼 안정돼보인다"고 비꼬았다. 실제로 중 회장이 중국 최고 부호로 자리잡은 건 지난해 9월이다. 지난 2017년엔 후이카옌 에버그랜드그룹 회장이었지만, 1년 후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 최근 중 회장으로 바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변동성이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때문이라고 적었다. 지난 2017년 고공행진하던 부동산 기업 에버그랜드는 중국 정부가 엄격한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캠페인을 펼치자 쇠퇴했고, 이후 기술 기업이 부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해 중국 정부가 기술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시작하면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 앤트그룹은 350억달러(약 38조5000억원) 규모 상장이 취소됐다. 지금 중국에선 소비 증가세가 계속되며 생수 기업인 농푸스프링 등 식업계가 수혜를 입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중 회장은 944억달러(약 104조원)의 자산을 보유해 전세계 6위이자 중국 내 1위다. 버핏 회장은 887억달러(약 97조7000억원)로 전세계 7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중 회장의 자산은 유동성이 낮다. 중 회장의 평가 자산 중 740억달러(약 81조6000억원)는 그가 가진 농푸스프링 지분 84%인데, 홍콩 필립증권에 따르면 그가 가진 농푸스프링 주식 평가 총액 대비 대출 가능 비율은 50% 수준이다. 중 회장보다 순위가 크게 낮은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은 자신이 가진 주식 총액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심지어 마윈 전 회장도 알리바바 주식으로 80% 대출이 가능하다.

농푸스프링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높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농푸스프링 발행주식의 3분의 2는 내부자가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블룸버그는 "사모펀드는 투자 포트폴리오로부터 벗어날 출구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로 가치를 평가받는다"며 "우리도 억만장자 지수를 집계할 때 유동성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중국의 억만장자들은 충분한 출구를 가지지 못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하룻밤 사이 부를 해진 천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며 "중국에 버핏 회장보다 부유한 억만장자는 사실상 없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