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폭행하던 아내, 세 딸에 맞아 사망…그 뒤엔 가스라이팅

이지혜 디자이너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스라이팅 범죄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에서는 안양 세 자매의 친모 폭행 사망 사건을 파헤쳤다.


지난해 7월 안양 동안구 한 카페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69세 여성 박씨가 쓰러진 채 119에 실려 갔다. 신고한 사람은 카페 사장이었다. 박씨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 선고를 받았고 사인은 둔력에 의한 내부출혈이었다. 여러 명에게 무차별적으로 맞은 것. 부검결과 폭행이 처음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이 지목한 범인은 119에 구조 요청을 한 카페 여사장 김씨였다. 김씨는 피해자의 큰 딸이었다. 공범으로는 김씨의 동생들이 지목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해 재무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큰딸뿐 아니라 둘째 딸과 셋째 딸까지 CCTV 사각지대를 확인 후 어머니를 무려 3시간 동안 폭행했다. 어머니가 사망하고 첫째 딸이 구속된 후에도 둘째 딸과 셋째 딸은 별다른 동요 없이 한동안 카페 영업을 계속했다.

이 같은 존속 폭행의 배경에는 세 자매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카페 상가 소유주이자 사망한 어머니의 30년 지기, 진모씨가 있었다. 진씨는 카페 상가 소유주의 아내로, 거의 매일 카페를 드나들었다. 세 자매가 진씨와 수개월간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특히 구체적으로 폭행을 사주한 진씨에게 큰딸은 "대가리를 깨서라도 잡을게요"라고 답했다. 사건 당일에도 세 자매는 진씨와 문자를 주고받은 직후 어머니를 폭행했다.

1심 재판에서 첫째 딸은 10년형, 둘째와 셋째 딸은 7년 형을 선고받았다. 진씨는 같은 재판에서 존속 상해 교사 혐의로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으나 세 자매는 진씨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날 방송에서는 제보자가 등장해 "이 친구들(세 자매)이 아버지도 그렇게 때리고 그랬다"고 밝혔다. 제보자에 따르면 세 자매의 아버지는 10여 년 전 딸들에게 맞아 도망쳐 나왔다.

아버지 김씨에 대한 폭행을 주도한 건 세 자매가 아닌 아내 박씨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씨는 남편 김씨에게 이혼을 요구했으나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남편이 이를 거절하자 딸들과 함께 폭행했다. 당시에도 30년간 박씨와 가까이 지내며 문방구를 운영했던 여자, 진씨가 있었다.

전문가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이라며 "일가족을 통제하고 조종해서 가정을 파괴해버릴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자존감을 찾는 이상심리 범죄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