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선 왜 슈팅을 안 할까' 궁금증, 손흥민이 직접 답했다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29·토트넘)이 소속팀과 달리 대표팀 경기에서 유독 슈팅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안 때리려고 안 때린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경기장 안에서는 슈팅보단 패스가 더 나은 장면들이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손흥민은 5일 대한축구협회가 진행한 훈련 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라크전에서는) 그렇게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찬스가 많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순간마다 타이트한 수비 때문에 슈팅을 안 때리고, 대신 더 좋은 위치의 동료한테 패스를 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명실상부한 에이스이자 소속팀에선 강력한 슈팅이 강점인 손흥민은 그러나 결정적인 슈팅 기회보다는 패스에 전념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비단 이라크전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만 오면 유독 직접 해결사보다는 도우미를 자처해왔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나도 직접 해결하고 싶고, 그런 책임감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팅을 일부러 안 때리려고 안 때린 건 아니다. 밖에서 보는 입장과, 안에서 보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경기장 안에서 느꼈을 땐 준비가 안 돼서 슈팅을 못 때렸거나, 수비가 너무 많아서 무의미한 슈팅보다 패스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좋지 않은 자세에서 슈팅을 택하면 사실 팀한테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그는 더 과감한 슈팅을 시도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손흥민은 "어쨌든 맞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슈팅을 아끼는 것 같긴 한데,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도 슈팅을 좋아하고 또 자신 있어하는 부분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려고 생각도 하고 있다. 마음처럼은 잘 안 되지만 경기장에서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이라크전 이후 방송 인터뷰 중인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앞서 지난 이라크전 직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라크의 이른바 '침대축구'를 저격했던 발언에 대해서는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손흥민은 이라크가 거듭 시간을 끄는 플레이를 두고 "안타깝다"며 일침을 가했는데, 정작 경기 후엔 이날 이라크는 다른 중동 팀들보다 시간을 덜 끌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손흥민은 "물론 한편으론 상대팀이 이해는 되지만, 시작과 동시에 골킥부터 시간을 끌고, 그런 걸 제재를 안 해주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했다"며 "물론 이기고 있거나 중요한 상황에서 마지막 5~10분에 시간을 끄는 건 어디까지나 전술로 인정해야 하지만, 축구를 보시는 입장에선 시간을 끄는 건 재밌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기 후 자신의 발언을 두고 "근거 없는 발언"이라고 일축한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에 대해선 "나랑 혹시 다른 경기를 본 건가 싶은 생각도 했다"며 웃어 보인 뒤 "어쨌든 이슈화하려고 한 발언도 아니고 느낀 대로 발언한 것이다. 내 생각엔 변함이 없고, 축구가 더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손흥민은 "지금까지 밀집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로 항상 고전하는 면이 있었는데, 항상 숙제지만 어쨌든 풀어야 하는 숙제"라면서 "첫 경기는 저희 선수들도 너무도 안타까웠다. 그래도 남은 9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많은 성원과 응원이 진심으로 필요하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 승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벤투호는 오는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최종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5일 대한축구협회가 진행한 훈련 전 화상인터뷰 중인 손흥민. /사진=인터뷰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