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오징어게임 이상하다며 다들 거절" 10년 묵은 대본, 넷플은 OK 했다

머니투데이
  • 변휘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9,134
  • 2021.09.29 17:34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MT리포트-오징어게임 흥행의 명과 암] ③

[편집자주] 국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흥행이 국내 OTT 시장에 파장을 일으킨다. 국산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과 경쟁력 확대는 환영할 일이나 국내 제작업계의 글로벌 플랫폼 종속과 국내 OTT 플랫폼의 위기론이 교차한다. 오징어게임이 드러낸 국내 제작업계와 토종 OTT의 현주소, 성장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오징어 게임'은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들 안 된다고 했는데 넷플릭스가 된다는 것을 보여줬어요. 용기를 가지고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황동혁 감독 언론 인터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흥행을 이루면서, 더 많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넷플릭스를 주목하고 있다. 초기에는 '급이 다른' 제작비가 창작자들이 넷플릭스를 선호한 이유였다면, 최근에는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율적인 제작 환경이 더 많은 국내 창작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2008년에 구상하고 2009년에 극본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이상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투자자, 배우들에게 다 거절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10년이 훌쩍 넘어 작품을 내놓은 지금도 '잔혹한 소재'라는 이유로 일부에선 꺼렸을 정도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형식과 수위, 길이 등의 제한을 두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흥행작을 탄생시켰다. 황 감독이 "넷플릭스가 금기를 깨고 있다"고 평가한 대목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에는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국내 제작환경도 급변하며 200억원은 '그리 대단치 않은 금액'이 됐다. CJ ENM은 자사 OTT 티빙에 5년간 5조 원을 쏟아 붓기로 했고,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협력한 웨이브도 2025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한다. KT는 2023년까지 OTT 시즌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창작자들의 넷플릭스 선택을 '자본력'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이유다.

넷플릭스의 한국산 콘텐츠는 국내 제작환경에서 소화하기 난감한 다양한 소재를 과감히 시도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또 다른 히트작 '디피(D.P)'는 탈영병을 잡는 헌병 이야기를 다뤘는데, 군대 내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만일 지상파 방송사가 다뤘다면 군 당국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었을 소재다.

이전 히트작인 '인간수업'은 금기시되는 청소년 성매매를 다뤘고, '스위트홈'은 한국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크리처물이다. 세계적 'K-좀비' 열풍을 부른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 역시 여러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덕분에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자유로운 제작 환경은 일찌감치 스타 창작자들을 매혹시켰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는 국내 멀티플렉스 대부분에 걸리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넷플릭스 덕분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변희봉,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션, 봉준호 감독(왼쪽부터)이 영화 '옥자'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chmt@
변희봉,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션, 봉준호 감독(왼쪽부터)이 영화 '옥자'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chmt@
또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을, 영화 '거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은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을 연출했다. 메가히트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의 연출자인 이응복PD도 이미 '스위트홈'을 넷플릭스 흥행작 반열에 올렸다.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태호PD마저 MBC 퇴사 후 첫 작품으로 넷플릭스 예능 '털보와 먹보'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 7일 SNS에 "세상에 나쁜 콘텐츠 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다"라며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고 적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곧바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창작자들이 국내 OTT 대비 넷플릭스를 선호하는 이유다. 김은희 작가는 이미 국내에서 스타였지만, 킹덤의 흥행으로 이전과 비교할 수 있는 글로벌 단위의 명성을 쌓았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제작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며 "전세계 시청자를 염두에 뒀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놀이들을 골랐다"고 소개했다.

창작자들 뿐만 아니라 제작사들에게도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얹으려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제작사에 보장 수익을 제공하는 넷플릭스 특유의 수익 배분 방식 때문이다. 다만 넷플릭스는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가기 때문에 작품이 흥행하면 할수록, 향후 사업적 가치를 고려하면 넷플릭스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셈이 될 수 있다. 국내 OTT들이 넷플릭스와 차별화해 제작사를 공략할 수 있는 대목이다.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