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거스른 당심' 평가에…윤석열 측 "민주당 역선택 영향"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며 나란히 박수를 치고 있다. 2021.11.5/뉴스1

국민의힘 경선 투표 결과를 두고 '당심이 민심을 거슬렀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원투표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10%p 격차로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측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과 중도층 등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역선택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제30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고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경선 결과 윤 전 총장이 합산득표율 47.85%를 기록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양강이었던 홍준표 의원는 41.5%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진행된 책임당원 모바일투표 및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와 지난 3~4일 일반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50대 50의 비율로 반영한 결과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윤 전 총장(21만34표)은 당원득표수에서 홍 의원(12만6519표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일반 국민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7.94%의 지지율을 기록해 48.21%를 기록한 홍 의원에게 크게 밀렸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 여론에서는 예상대로 10.27%p 이겼으나 당심에서는 참패했다"며 "민심과 거꾸로 간 당심이지만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심과 동 떨어진 당심으로 윤석열 후보 확정"이라며 "도무지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보수 참칭세력의 기이함"이라고 했다.

윤석열 측은 이같은 평가에 반박했다.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공보특보는 이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의힘 선거 결과는 민심을 거스른 당심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여론조사에) 저희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다른 정당 지지자들까지 포함돼 후보로 선출한다는 건 표의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이 그 질문을 받았을 때 1순위 후보가 아니라 2순위 후보를 뽑는다. 그것을 민심이라고 그냥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저희의 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역선택 탓에 홍 의원이 여론조사에 유리했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캠프의 공보실장을 맡고 있는 이상일 전 의원 역시 이날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역선택을 방지하는 조항은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압도적으로 저희 당에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신 것에 함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홍 의원은 지지 정당에 관계없이 진행하는 가상 다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을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을 크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