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올해 작년보다 규제 환경 악화…중대법 큰 부담"

/사진제공=경총.

기업들이 올해 기업 규제 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전국 10인 이상 총 111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기업규제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규제 전망지수가 93.3으로 기준치를 하회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업규제 전망지수는 향후 기업규제 수준에 대해 사업체 의견을 조사하여 지수화 한 체감규제 전망지표다. 100(전년과 동일)을 기준치로 이를 하회해 0 에 근접할수록 기업들이 규제 환경이 악화된다고 예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100을 초과하여 200에 가까울수록 기업규제 환경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올해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대선 전후 포퓰리즘 정책 남발'(31.5%), '정부 규제개혁 의지 부족'(29.2%)을 꼽았다.

2022년 기업규제 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업종은 '건설'(73.4)과 '철강(77.5)'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영향으로 건설 및 철강 업종 기업들이 규제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조선·해운(87.2)'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89.4)도 RSI가 저조했다.


신산업 분야인 '제약·바이오', '플랫폼서비스'는 RSI가 100을 초과하여 올해 기업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해 도입한 규제샌드박스, 규제자유특구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산업 분야 기업들의 규제환경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기업 부담지수(5점척도)가 가장 높은 규제는 중대재해처벌법(3.48)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3.90), '자동차·자동차부품'(3.82), '기계'(3.71), '조선·해운'(3.70) 순이 가장 큰 부담을 느꼈다.

응답 기업들은 차기정부에 바라는 규제개혁 정책과제로 '총괄 컨트롤타워 신설'(52%)을 1순위로 꼽았다. 'One-in, Three-out Rule(규제 1개 신설시 기존 규제 3개를 폐지하는 제도) 도입'(17.2%), '전체 규제 일몰제 적용'(15.5%), '의원 입법 발의시 규제심사 절차 도입'(13.0%)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RSI가 낮게 조사되어 소기업일수록 규제환경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300인 미만)이 대기업(300인 이상)보다 국회와 정부의 규제개선 의지도 더 낮게 평가했다. 기업 규모별 RSI는 '300인 이상'(97.7), '50~299인'(91.9), '10~49인'(90.2) 순으로 규모가 작을수록 낮아졌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올해는 새 정부가 시작되는 해임에도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여 규제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규제 이슈별로 최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장 높게 예상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의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