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中테크기업에 투자할까 했는데…'규제 실탄' 남아 있었네

중국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인터넷 기업들의 가치가 1800조원가량 사라졌지만, 아직 중국 인터넷기업에 투자하기는 일러 보인다. 중국 당국의 배달음식 수수료 인하 요구에 메이퇀 주가는 지난 금요일 15% 급락했다.

메이퇀 라이더 /사진=블룸버그

19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민영기업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여기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지난 11일 아직 때가 이르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재정부 등 14개 정부 부처는 내수부진으로 곤경에 처한 서비스·외식업종을 위한 대책을 공동발표했으며, 여기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계를 위해 배달음식 플랫폼의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중국 정부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중국 최대 배달음식플랫폼 메이퇀 주가는 15% 폭락했으며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기업들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도 3.2% 급락했다.

이날 급락은 중국 당국의 계속된 규제로 인해 중국 인터넷 기업의 시가총액 약 1조5000억 달러(약 1800조원)가 이미 허공으로 사라졌지만, 아직 바닥을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걸 보여줬다.

메이퇀 주가차트/사진=동팡차이푸 홈페이지 캡처

배달음식 플랫폼에 대한 수수료 인하 요구에 대해, 홍하오 보컴 국제전략가는 "새 규제는 느닷없는 조치로서 단기적인 이슈지만 공포가 이성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당분간 우리는 질주하는 기차 앞을 가로막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계속해서 급등하던 중국 빅테크 기업은 지난해 중국 당국이 '공동부유'를 발표하고 반독점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급락해왔다. 대표적인 기업이 당국의 제지를 무릅쓰고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공유차량서비스 디디와 마윈의 알리바바다. 이외에도 사교육 금지로 신동방(사교육), 게임규제로 텐센트 등이 급락하면서 항셍테크지수는 지난해 2월 기록한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Nasdaq Golden Dragon) 지수 역시 약 60% 급락한 상태다.

지난해 4분기부터 골드만삭스와 제프리 금융그룹 등 일부 글로벌IB가 중국에 대한 투자매수 의견을 내기 시작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점치기에 이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터넷기업의 기업가치가 신규 규제 및 증가한 사업 비용을 반영하면 더 하락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매튜 캔터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아직 기업가치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충분한 촉매(변화의 기폭제)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니얼 소 CMB 인터내셔널 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 당국의 규제에 대한 조건반사적 반응은 시장의 규제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최악의 규제는 지나갔지만, 시장은 올해 구체화된 규제 조치가 계속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1일 10시34분(현지시간) 홍콩증시에 메이퇀 주가는 0.6% 반등한 189.2홍콩달러, 항셍테크지수는 1% 하락한 5422.78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