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일하게 오른 美 반도체주…찬사 이어지는데 삼성전자는?

올들어 미국 반도체주가 조정을 보인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강세를 보인 종목이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다.

마이크론은 2일(현지시간) 8.16% 급등한 93.30달러로 마감하며 올들어 플러스 전환했다. 올들어 수익률은 0.16%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올들어 13.34%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미국 반도체회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엔비디아는 올들어 17.65% 급락했고 AMD도 17.80% 추락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0월13일에 형성한 저점 66.38달러에 비해서는 40.55% 급등했다. 다만 최근 1년 수익률은 4.7%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11.24%)에 비해 크게 뒤진다.


바이든, 의회에 반도체 투자 법안 통과 촉구마이크론이 이날 8%대의 급등세를 보인 것은 전날 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회에서 반도체산업에 52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법안의 의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37% 올랐다. 다만 마이크론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컸다. 마이크론은 이날 나스닥시장 전체에서도 가장 많이 올랐다.

마이크론의 이날 초과 수익은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반도체산업 투자 법안의 수혜를 크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은 D램과 NAND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였다.

NAND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 부문), 웨스턴 디지털, SK하이닉스에 이어 5위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법안은 지난해 6월 미국 상원을 통과한 '미국 혁신과 경쟁법'으로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의 첨단산업과 제조업을 육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법안의 핵심은 반도체산업에 520억달러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를 미국 내에서 생산해 반도체산업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하자는 취지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D램과 NAND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이 법안의 수혜를 크게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국정연설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오는 29일에 올 2월까지 분기 실적 발표마이크론의 최근 강세는 오는 29일 발표하는 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2월~올 2월)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이 지난 2월까지 3개월간 주당 1.95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거의 2배 수준이다.

매출액은 75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44%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회계연도 전체적으로는 8.95달러의 EPS(주당순이익)과 320억3000만달러의 매출액이 기대된다. EPS는 전년 동기 대비 47.69%, 매출액은 15.63% 늘어난 것이다.

마이크론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지난 1년간 EPS 기준으로 14.22배다. 회계연도 2022년 EPS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10.42배로 더 낮아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2년 EPS 전망치 기준으로 경쟁사의 PER은 삼성전자가 12.61배, SK하이닉스가 9.42배다.

D램가격 올 2분기부터 상승 전망팁랭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5G 스마트폰 증가와 메타버스 발전으로 앞으로 수년간 NAND 플래시 메모리와 D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5G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0%에서 2023년 69%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5G 스마트폰에는 D램이 4G 스마트폰보다 50% 더 들어간다.

마이크론이 미국에서 가장 싼 메타버스 관련주라는 평가도 나온다.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D램과 NAND 플래시 메모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의 성장세가 2년가량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티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데인리는 지난달 24일 D램 가격이 올해 2분기부터 올라갈 것이라며 마이크론에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가 120달러를 제시했다.

한편, 이날 시간외거래에서는 오후 8시 기준으로 장중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계속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마이크론이 1% 이상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