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봉쇄'에 떨어지던 LCD 값 또 움찔…난감한 TV업계

/사진 = 이호연 디자인기자

'제로 코로나'를 외치던 중국의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급증으로 상하이·선전 등 주요 도시 봉쇄가 잇따르면서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글로벌 LCD 패널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공장이 가동 차질을 빚으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TV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하락하던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이달부터 시작된 LCD 가격 상승세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지면서 평균 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LCD 패널 가격 반등은 중국발(發) 공급망 차질 탓이다. 중국은 최근 신규 확진자 급증을 이유로 상하이와 선전, 베이징 등 정치·경제 중심지를 잇따라 봉쇄했다. 상하이에서는 12일째 무기한 봉쇄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LCD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 CSOT는 선전에서 LCD 패널 공장을 운영한다.

국내 TV 제조업계는 바짝 긴장한 눈치다. 올 하반기 카타르 월드컵과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중국 십일절 등 대목을 앞두고 LCD 패널 주문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국의 LCD 패널 출하량이 줄어들면 패널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TV 제조업계에서는 지난해에도 LCD TV 패널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고민에 시달렸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보다 약 39% 상승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TV 제조사는 대형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네오 QLED 8K 2022년형에서 75인치 이상 대형 TV 라인업을 확대했다. LG전자도 LCD TV보다 20~30% 가격이 비싼 올레드 TV 22개 모델을 새로 출시했다. 올레드 TV 업계 최다 라인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봉쇄가 계속되면 현지 LCD 패널 공장 수급 차질과 물류난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LG전자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LCD TV 수익성이 악화되면 OLED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거나 프리미엄 TV 출시가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5일 (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연장된 중국 상하이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격리된 주민들에게 전달할 식료품과 생필품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C)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