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노인복지시설도 25일 운영 재개…어르신 맞이 분주

18일 오전 10시쯤 서울시 중구 한 노인복지관에서는 오는 25일 복지프로그램이 재개됨에 따라 노인 맞이를 준비중이다. 한 청소 노동자가 노인 교실 소독 청소를 하고 있다./ 사진 = 하수민기자

"이제 동네 친구들이랑 직접 만나서 같이 트로트도 부르고 밥도 먹어야지."

서울시 중구 노인종합복지관 앞에서 만난 이모씨(76)는 한 주 앞으로 다가온 노인 복지시설 프로그램 운영 재개 소식에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방역조치로 내려졌던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노인들의 일상복귀도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왔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경로당, 노인복지관, 노인교실 등 노인 여가 복지시설 문화프로그램이 오는 25일 재개된다. 서울시는 복지관 운영상황을 대부분 자치구에 일임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이용은 3차 백신 접종자만 가능하도록 권고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대면 강의 강사 섭외, 프로그램을 위한 집기 준비, 교실 소독 등을 위해 1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준비 중"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프로그램 전부를 한 번에 여는 것은 아니고 준비가 완료된 프로그램부터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2월 14일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노인복지시설의 대면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각 자치구의 모든 경로당을 잠정폐쇄했다. 비말이 튀거나, 감염 위험이 높은 체조 교실, 노래 교실 등의 교양문화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중구 노인종합복지관의 경우 현재 대면수업 재개 준비를 위해 바닥 소독 청소 작업과 강의실 내 소품 소독 작업에 들어갔다. 복지관에서 운영중인 유튜브 입문, 가곡,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용 등의 수업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복지관 내 방역 소독, 집기 준비 등 대면 수업을 위한 준비가 모두 이뤄지면 대면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실제로 어르신들이 비대면보다 대면 수업을 선호하시는 것은 사실"이라며 "어르신들에게 현재 진행하고 있는 비대면 수업을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에 대한 안내가 나가야하고 대면으로 전환했을때 생기는 혼란 등을 방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거리두기를 점차 완화하면서도 노인들을 위한 장소인 경로당 등에 대한는 폐쇄 조치를 해제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노인들의 심리적 고립감이 심화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는 당시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높은 탓에 방역 지침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18일 오후 1시30분쯤 정부 지침에 따라 운영을 중단한 서울 중구의 한 경로당이 굳게 닫혀 있다. 오는 25일부터는 서울 시내 경로당 운영이 재개될 예정이다. /사진=하수민 기자

노인들은 환영의 뜻을 보였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송모씨(74)는 "말동무가 필요해서 찾아가는 곳인데 계속 걸어 잠그니 집에서 매일 TV만 봤다"며 "일단 경로당이 열면 돈도 적게 들어가고 사람들 많이 만날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서울 중계동에 거주하는 박모씨(72) "자녀들이 다 장가로 떠나고 혼자 집에 있는 날이 많았는데 이제 나가서 사람 만날수 있다는게 좋다"며 "백신 세번 다 맞으라는 것은 다 맞았으니 걱정없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방역해제 조치에 노인들의 심리방역에는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감염 위험이 높은 수업의 전면 대면 전환에는 주의를 당부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코로나로 인해 높아진 노년층의 우울감,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대면 수업과 같은 복지 프로그램이 당연히 도움이 된다"면서도 "60세 이상이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위험군이기때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수업하고 오프라인 수업은 공존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모두 대면 수업, 모두 해제라는 방향보다는 대면과 비대면을 섞어가면서 하는 '하이브리드(두 가지 이상을 섞은 것)'식 복지가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