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랑 양말이 같다면서…" 직장내 성희롱 상담에 쏟아진 공감

/사진제공=서울시

"8년 전, 나는 한 중견기업에 입사했으나 업무가 익숙해질 무렵 퇴사를 고민하게 됐다. 상사들이 나의 머리스타일, 립스틱 색깔, 치마길이, 다리굵기까지도 트집을 잡았기 때문이다. 견디다 못한 나는 용기를 내어 여자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선배는 얼굴이 벌게지며 공감해주었다. 나만의 일이 아니었다. "저한테는 '너 어제랑 양말이 똑같네? 집에 안 들어가고 뭐했어?'라고 했어요. 나보다 1년 먼저 입사한 남자선배도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했다. 공감은 작은 연대의 일환이었다."

A(여)씨는 이후 무례한 질문이 튀어나올 때마다 우리는 대화 주제를 바꿨고, 말을 받아치는 방법도 익혀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사회적으로 미투가 큰 이슈로 떠올랐다. A씨의 회사에서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시작했고, 조금씩 변화가 이뤄졌다. A씨의 곁에서 도와준 사람들은 A씨의 큰 버팀목이 됐다. A씨 또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고 회고했다.


A씨의 경험은 '지난해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중 하나다. 서울시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이하 위드유센터)는 성희롱 없는 성평등한 기업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자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하는 공모전에는 지금까지 총 390편이 접수됐고, 직장인들의 진솔한 경험 등이 담겨있다. 올해 공모 주제는 △너/나/우리가 겪은 직장 내 성희롱 이야기 △직장 내 성희롱과 우리 회사 △바꿔야 할 직장 내 성차별적인 문화와 관행 등이다.

6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모전에서는 총 25개의 작품을 선정하고, 7월 19일 위드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총상금 규모는 680만 원이다. 서울시민과 서울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으며, 선정된 작품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캠페인에 적극 활용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올해 공모전도 성희롱 없는 성평등한 기업문화를 바라는 서울 시민들의 소통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