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배 뛰는데 주가는 연일 하락…엔씨소프트 무슨 일?

5월 13일 엔씨소프트 (193,000원 ▼1,500 -0.77%)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일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주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W' 매출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 해외 진출 성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매출 7326억원, 영업이익 18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233% 급증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96%가량 증가한 1571억원이 예상된다. 지난해 분기 최대 영업이익이 1128억원(2분기)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호실적이 예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사에선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에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대신증권 6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85만원에서 6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40%나 내렸고 대신증권은 가장 낮은 금액인 58만원을 제시했다.
오늘도 52주 최저가…40만원도 '간당간당'

TL 트레일러 영상. /사진=엔씨소프트

지난해 5월 초 엔씨소프트 주가가 88만5000원으로 치솟으며 목표주가도 120만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뼈아프다. 이날도 엔씨소프트는 41만2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리니지W 등 리니지 IP(지식재산권)가 여전히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데도 주가가 떨어지는 배경엔 글로벌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리한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북미·유럽에 NFT(대체불가토큰)를 적용한 리니지W를 선보이고 4분기에 PC·콘솔게임 TL을 출시할 예정이다. 블레이드&소울2 해외 진출도 타진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38%인 글로벌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다만 이들 게임 모두 과금이 승리로 이어지는 '페이투윈'(pay to win)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여서 서구에서도 인기를 끌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서구권에서 낮은 리니지 IP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 흥행 기대감이 높지 않다"라며 "TL 역시 국내 MMORPG IP가 콘솔로 출시됐을 때 큰 흥행 성과를 거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익모델(BM)과 게임 내용 등이 공개될 때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캐시카우인 리니지W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리니지W 일매출이 30억~4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본다. 출시 초기 글로벌 일매출이 12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하향 안정화된 셈이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반복되며 리니지 IP 간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NH투자증권은 리니지M·2M 1분기 매출이 각각 46%, 23%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니지 외 신규IP가 희망…2023년이 본게임"시장의 관심은 내년으로 쏠린다. 엔씨소프트는 2023년부터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SS 등 신규게임 4종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장르도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로얄, 수집형RPG(역할수행게임) 등으로 다변화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한 리니지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 초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회사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엔씨소프트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글로벌 게임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