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부인 기고문 "푸틴, 무의미한 전쟁 끝내달라. 그래야..."

(코시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한 뒤 슬로바키아 코시체 국제 공항에서 우크라이나 국기 배지를 재킷에 달고 전용기를 타러 가고 있다. (C) AFP=뉴스1

미국 대통령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 방문 소회를 담은 전쟁 중단 호소문을 CNN에 기고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무의미하고 잔인한 전쟁을 끝내달라"고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바이든 여사는 기고문에 "슬픔은 사람의 얼굴을 가린다"며 "우크라이나의 '엄마'들이 용감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움츠러든 어깨, 긴장으로 굳어진 몸에서 감정이 여실히 느껴진다"고 적었다. 또 눈가에 슬픔이 어려있고, 여성들에게 '흔한 언어'인 웃음이 결여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그리고 우크라이나 서부 등을 방문했던 바이든 여사는 피난을 떠난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폭격의 참상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러시아 군인들이 빵 한 조각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행렬에 총을 쏘곤 했다"는 한 젊은 엄마의 증언도 공유했다.

바이든 여사는 "국경수비대원들은 많은 사람들이 빛이 들지 않는 지하에서 음식도 없는 생활을 했고, 소지품도 거의 못 챙긴 수 천여명이 슬로바키아로 건너갔다고 증언했다"며 "그 혹독하게 추웠던 지난 2월, 신발도 없이 살아 돌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수 마일을 걸어왔다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한 11살 소년은 손에 가족과 연락하기 위한 전화번호를 가지고 혼자 국경을 건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만난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부인이 자신에게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싶다"고 말한 일화도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젤렌스카 여사는 나에게 음식, 옷, 무기를 달라고 하지 않았다"며 "그녀는 푸틴 대통령의 무분별하고 잔인한 전쟁의 영향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적었다. 여성과 아이들의 강간, 많은 사람들이 총에 맞고 집이 불에 타는 현실 역시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여사는 칼릴 지브란의 말을 빌려 "슬픔이 네 존재에 깊이 새겨질수록 더 많은 기쁨을 담을 수 있다"면서도 "단 이것은 이 전쟁이 끝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 제발 이 무의미하고 잔인한 전쟁을 끝내달라"는 문장으로 기고문을 마쳤다.

(우즈호로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의 학교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