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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만든다더니…주가 급락에 개미들 패닉 '불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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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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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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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찬밥신세 바이오, 부활의 조건③K바이오 주가 롤러코스터…투자자 피해 속출

[편집자주] 자본시장이 바이오를 외면하고 있다. 현장에선 "이 정도로 자본시장에서 바이오가 철저하게 저평가 받은 적은 없었다"는 토로가 나온다. 막대한 연구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는 자본시장과 떨어져 혼자 설 수 없다. 생존을 위해 지속적인 자금 수혈이 필수적이다. 자본시장과 동행하지 못하면 바이오 생태계는 무너진다. 바이오가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이유와 배경, 그로 인한 영향,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짚는다.
코로나 치료제 만든다더니…주가 급락에 개미들 패닉 '불신'만 남았다
자본시장에서 바이오를 보는 싸늘한 시선의 바탕엔 업계의 안일함이 자리잡고 있다. 신약 개발은 성공 확률이 낮아 실패를 양분으로 발전하는 특성이 있지만, 이와 별개로 불투명한 정보 공개나 불확실한 연구에 대한 과도한 홍보 등 업계의 부실한 대처가 시장을 설득할 동력을 잃게 했단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바이오에 대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업계가 성숙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한다더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국내 바이오의 부정적 단면을 고스란히 노출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최근까지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의 기업가치는 특히 변동폭이 컸다. 2020년부터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수십개 기업이 뛰어들었고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급격히 치솟았다. 하지만 성과는 초라하다. 20개 이상의 치료제, 10개 이상의 백신 후보가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지만 현재까지 허가 품목은 셀트리온의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유일하다.

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후보 대부분이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중도 포기하는 기업도 속출하면서 짧은 시간 달아 올랐던 기대감이 급격히 식었다. 해당 기업의 주가는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배 오른 뒤 지금은 고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기대감에 투자한 여러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봤다.

특히 신풍제약 (19,900원 ▼1,450 -6.79%)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이벤트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극명히 보여줬다. 2020년 초 6000원대였던 신풍제약 주가는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같은 해 9월 21만원을 넘었다.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임상 지연 등으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아직 개발이 진행 중임에도 주가가 3만원 아래에 머물고 있다. 이런 롤러코스터가 없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가더라도 지금 개발 중인 토종 백신과 치료제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외산 백신과 치료제가 이미 시장을 선점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앞서 신라젠·헬릭스미스 사례도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지난 2월 신라젠 소액주주들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라젠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2022.2.8/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지난 2월 신라젠 소액주주들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라젠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2022.2.8/뉴스1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직전에도 바이오 업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2019년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며 '바이오 거품론'이 고개를 든 시기이기도 하다. 대표 사례는 신라젠 (11,700원 ▼900 -7.1%)헬릭스미스 (13,700원 ▼100 -0.72%)다.

신라젠은 간암 치료제 '펙사벡' 개발 성공 기대감을 바탕으로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2016년 12월 1만3500원으로 상장한 신라젠의 주가는 2017년 11월 15만원을 넘었다. 하지만 2019년 8월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의 임상 중단 권고와 함께 급락했다. 2019년 6월까지 6만원 수준이던 주가는 10월 들어 8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2020년 5월 결국 거래정지 됐다. 신라젠에 자금이 묶인 개인주주는 16만5600명에 달한다.

헬릭스미스는 2019년 9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신약으로 개발하던 '엔젠시스'의 임상 3상이 약물 혼용 사태로 정확한 약효 확인이 불가능해지면서 17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일주일만에 6만원대로 떨어졌다.

같은 해 3월에는 코오롱티슈진 (8,010원 ▼1,530 -16.0%)이 개발해 2017년 국내 판매허가를 획득한 '인보사'가 허가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와 실제 구성 성분이 다른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국내 판매가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신라젠, 헬릭스미스, 코오롱티슈진 모두 문제가 된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대를 한몸에 받던 시기에 비해 주가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오랜 기간 누적된 실망감은 IPO(기업공개) 시장은 물론 주식시장에서 바이오를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업종을 대표하는 지표라 할 수 있는 KRX 헬스케어 지수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붐이 반영된 2020년 12월 5600을 넘어섰지만, 줄곧 하향세를 보이다 지난 24일 2900선까지 하락했다.


업계 자성 목소리 "시장 접근법 바꿔야…제도 지원도 필요"


올해 들어 국내 증시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처참한 수준이다. 많은 바이오 투자자가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바이오 업계는 최근 침체된 분위기를 돌아보며 자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 장기간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는 산업 구조상 자본시장과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투명한 연구 과정 공개나 기술 공유 노력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지금의 자본시장 저평가를 계기로 시장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조차 임상 3상 단계에서 60%가량이 실패할 만큼 신약 개발은 어려운 과제"라며 "어떻게 보면 일반적일 수 있는 실패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동안 국내 바이오의 경우 이 부분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상이 실패할 경우 '지표의 어떤 부분이 부족했지만, 이런 부분은 만족한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완해 재도전하겠다'고 밝혀야 하는데 오히려 숨기는 데 급급해 신뢰를 잃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냉정히 돌아봤을 때 그동안 업계가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신호)을 주지 못한 셈"이라며 "최근의 얼어붙은 분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각 사별 본질을 탄탄히 다져나가면서 보다 솔직하게 시장과 호흡할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 자체적 노력을 뒷받침할 규제 측면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자본시장의 신뢰를 잃을 만한 선례가 분명히 존재했지만, 다른 산업과 달리 실패를 동력으로 삼아 발전하는 바이오 특성을 고려해야 한단 주장이다. 일부 실패 사례만으로 바이오 전체를 평가해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IPO를 준비 중인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의 경우 낮은 신약 개발 가능성에 기대를 걸지만, 성공할 경우 그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만큼 시장과 기업 모두의 인내심이 필요한 업종"이라며 "실패에 따른 투자 리스크는 분명하지만 최근 수년간의 경험으로 시장 역시 이를 학습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기술이전 등 성공 사례도 존재하는 만큼 규제 당국도 이 부분을 감안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 제도 아래서 바이오 기업이 상장하려면 거래소의 평가가 중요하고, 거래소 역시 상장 이후 결과에 따른 책임론에 부담이 클수 밖에 없다"며 "결국 책임은 시장이 지는 만큼 거래소가 모든 것을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시장의 자정 능력을 좀 믿어주는 대신, 제도권 안에 올려 놓은 뒤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식의 고민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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