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문자 대화' 음소거 부부…오은영 충격진단 "이혼이 나을 듯"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음소거 부부'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에서는 7세 쌍둥이 자녀를 둔 결혼 10년 차 부부가 출연했다. 이들은 하루에 대화를 5분도 하지 않고 5년 가까이 문자로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의뢰인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영어학원에 상담하러 갔다. 아내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남편은 아무 말이 없었다. 남편은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사람이 학원을 보낸다고 하니까 이해가 안 된다. 너무 스트레스"라며 "프리랜서라서 급여가 적은 달이 있는데, 아내는 그걸 모르고 '이번 달은 얼마 줄 거야?'라고 묻는다"고 토로했다.

아내는 "매달 주는 금액이 달라서 사실 신뢰가 없다. 제가 버는 돈으로 살림하고 있다"며 "제가 모든 걸 혼자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의 존재 가치를 잘 모르겠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부부가 날 선 대화를 주고받자 자녀들은 눈치를 봤다. 아내는 "불화가 있는 엄마, 아빠 밑에서 사느니 그냥 엄마랑 같이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애들 어릴 때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많이 했다. 저는 애들이 성인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화면을 바라보던 부부는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이 이유를 묻자 아내는 "애들이 안됐다. 애들한테 미안하다"고 답했고, 남편은 "애들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 아내가 제 존재 가치가 없다고 하니까, 제가 어떻게 행동했으면 그렇게까지 느끼고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몰라줘서 서운함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은 "자녀가 없다면 이혼을 고려해보라는 말이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자녀가 있기 때문에 다른 각도로 봐야 한다"며 "애들 입장에서는 두 분이 이해가 안 될 거다. '싸우지 마세요'라고 했더니 '싸우는 거 아니고 대화하는 거거든?'이라고 했다. 차라리 싸운다고 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깊은 뜻은 알지만, 애들은 혼란스럽다고 느낀다"며 "대화하는 거라고 가르치면 애들한테 대화가 얼마나 힘들고 싫겠냐. 제가 '때문에'라는 말은 잘 안 하지만 할 말은 하겠다. 두분의 갈등 때문에 애들이 불필요한 긴장과 불안을 경험한다는 게 안타깝다. 애들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부부 갈등의 실마리를 풀고자 했다. 그는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어떤 것이 계기가 돼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는지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크리스마스 이브 때였다. (만삭의 아내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가는 중에 싸웠다. 아내가 내려달라고 했다. 그래도 같이 갔어야 했는데 밤 늦은 시간에 아내를 내려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귀찮았던 것 같다. 후회한다. 제가 힘들어도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아내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임신했을 때 가장 많이 보호를 받는다는데 저는 그 느낌을 받지 못했다"며 "출퇴근 거리가 멀다 보니 아침 일찍 출근할 때 데려다줬으면 좋겠다고 해도 단 한 번을 해주지 않더라. 어쩌다 해줘도 화 내고 짜증 냈다. 축적이 된 거지 뚜렷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고 답했다.

오은영은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잊어버리신 것 같다. 너무 당연하다고 느끼면 요구한다"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