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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식물? 고객님은 살 수 없어요"…'식집사' 기본덕목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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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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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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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터뷰 : ZZINTERVIEW]20-②'반려식물'을 키운다는 것

[편집자주] '찐'한 삶을 살고 있는 '찐'한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유명한 사람이든, 무명의 사람이든 누구든 '찐'하게 만나겠습니다. '찐터뷰'의 모든 기사는 일체의 협찬 및 광고 없이 작성됩니다.
고수가 키워야 한다는 예쁜 식물 '소포라'. 예쁜 식물이 아니라 '키울 수 있는 식물'을 키워야 한다./사진=독자 제공
고수가 키워야 한다는 예쁜 식물 '소포라'. 예쁜 식물이 아니라 '키울 수 있는 식물'을 키워야 한다./사진=독자 제공
"저 식물이 예쁜데, 하나 사고 싶네요."
"아…그런데 고객님은 저거 키우시면 안 되세요."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홈플랜팅 매장을 방문한 '찐터뷰'에 직원은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기자임을 밝히지 않은 채 찾은 이 매장에서, 가지와 잎이 예뻐보인 '소포라'라는 식물을 두고 무심결에 "사고 싶다"고 한 것인데 "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온 것이다.

직원이 이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소포라'는 기르는데 난이도가 꽤 있는 식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담에서 기자는 △이미 과거에 수많은 식물을 죽게 만든 바 있고 △때때로 물을 주지 못할 상황일 수 있으며 △생각보다 부지런하지 못한 성격이라고 언급했던 바 있다.

직원은 예상되는 '살생'을 막고, 그 대신 초보자에게 딱 맞는 식물 몇 개를 추천해줬다. 물은 얼마나 한 번씩 줘야 하는지, 적정 온도와 습도 등은 어느 수준인지 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삭막한 집에 화분 하나 들여볼까하는 용기가 간신히 생길 정도로, 자세한 설명이었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식집사(식물을 키우는 집사)'들에게 기본 덕목은 '예쁜 식물'을 키우는 게 아니라 '키울 수 있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최근 '자극' 보다는 '편안함'을 찾아서, '수동적인 활동' 보다 '능동적인 활동'을 선호하는 이들이 '식집사'를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수십, 수백개의 화분을 집에서 키우는 과정에서 '생명존중'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수동 '틸테이블'의 모습/사진=최경민 기자
서울 성수동 '틸테이블'의 모습/사진=최경민 기자
'식집사' 3개월차로 46종류의 화분을 키우고 있다는 서아림씨(31세, 여)는 "생명력에 대한 경이로움을 배우고 있다"며 "다 죽어가고 가지 하나만 남은 식물도 물속에서 뿌리를 내려 결국 다시 살아날 때도 있더라"고 말했다. 최근 3년 동안 50종류의 식물을 집에서 키우고 있는 한성민씨(30세, 남)는 "식물이 죽어가면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한다. 집에서 죽어가는 식물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며 "요즘엔 식물이 죽으면 땅을 파서 묻어주기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집사' 위주로 이런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에 홈플랜팅 업체들도 발맞추고 있다. 기자가 '소포라'를 사는 것에 실패했듯, 처음 식물을 살때부터 사후관리까지 종합적 컨설팅을 해주는 게 당연한 문화가 되고 있다. 그저 '팔기만 하면 끝'이라는 태도로는 '식집사'들의 수요를 맞출 수 없는 세상이다.

15년 동안 홈가드닝 업체를 운영해온 오주원 틸테이블 대표는 "사람들의 식물에 대한 생각이 똑똑해졌다. 최근 식물에 대한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게 사실"이라며 "갖고 싶은 식물을 사는 개념이 아니라, 컨설팅을 요청하는 게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컨설팅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 식물이 어떤 성질을 갖고 있고, 이렇게 클 것이니, 어떻게 키워야 한다는 점을 컨설팅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부터 홈가드닝 업체 그린어스를 운영해온 김광수 대표도 "단순한 식물 판매가 주된 포인트가 아니다"며 "'식집사'들이 식물을 산 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식집사'가 일정기간 동안 식물을 기를 수 없을 때 잠시 맡아 길러주는 '플랜트 호텔' 서비스를 거론하며 "식물의 상태가 어떠어떠했기에 이런 케어를 했다는 지식 공유를 해주고 있다"고 힘을 줬다.
서울 연희동 '가든어스 플랜트 라이브러리'의 모습 /사진=최경민 기자
서울 연희동 '가든어스 플랜트 라이브러리'의 모습 /사진=최경민 기자
'반려식물'은 이같이 그 자체가 '생명존중'의 뜻을 갖고 있기에 자연과 친환경이 화두가 될수록 더욱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도시 속에서 자연과 친환경을 가장 쉽게 접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식물'이기도 하다. 삭막한 빌딩 안에 식물이 있는 걸 보면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이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건물 인테리어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식물이 떠올랐다.

오주원 대표는 '플랜테리어(식물 인테리어)'의 힘을 온몸으로 느낀 경험이 있다고 했다.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 한 모델하우스에 식물을 집중 배치했더니 분양율이 높아졌었다는 것. 그게 홈플랜트 업체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식물이 사람들에게 주는 편안함이 있다. 그래서 특정 업체의 구매력까지도 높일 수 있다"며 "유지와 관리가 잘 되면서,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오며 '힐링'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을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광수 대표도 "가장 좋은 반응이 나오는 게 '플랜테리어' 서비스 부분"이라며 "개인 가정집부터 오피스, 상업공간, 백화점까지 식물을 어떻게 건물과 어울리게 놓아야 하는지 컨설팅을 요청하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식물을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버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사업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순환과 상생이 사업의 모토"라며 "인간이 환경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구도가 강화될수록 홈가드닝 문화가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주원 틸테이블 대표(왼쪽)와 김광수 가든어스 대표
오주원 틸테이블 대표(왼쪽)와 김광수 가든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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