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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제약 벗고 책임 더 커진 이재용, '뉴 삼성' 변화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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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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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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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 부당합병 혐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했다가 법원을 나서며 '광복절 복권'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국가 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 부당합병 혐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했다가 법원을 나서며 '광복절 복권'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국가 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60,600원 ▲500 +0.83%) 부회장의 복권을 두고 삼성 안팎에서는 "이제야 제대로 리더십 시험대에 서게 됐다"는 평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다. 하지만 불과 2년도 안 된 시점에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현재까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지 못했다.

복권된 이 부회장은 멀지 않은 시점에 회장직에 오르는 등 그룹 경영 전면에 설 전망이다. 산적한 현안을 푸는 동시에 뉴삼성(새로운 삼성) 비전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 총수로서의 역할에 더해 국가 경제·사회에 대한 기여도 요구받고 있어 특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 기회' 얻은 이재용 부회장, 경영 일선에 설듯


재계에서는 정부의 복권 조치로 5년간의 취업제한에서 벗어난 이 부회장이 차츰 경영 보폭을 넓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점치지만 당장의 큰 변화보다는 당초 계획된 투자와 경영 활동을 제대로 이행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 관계자는 "복합적인 경제위기가 발생한 상황에서 당초 계획했던 일들을 차질없이 유연하게 이행하는 것이 급선무"라 말했다.

풀어야 할 현안은 쌓일대로 쌓인 상태다. 주력사업인 반도체만 봐도 산업을 둘러싼 국가간 패권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며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시장은 겨울에 비유될 정도의 업황 둔화가 예고돼 있다. 코로나19(COVID-19) 재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각종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탓이다.

삼성 안팎에서 이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직에 올라 책임경영을 실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회장 승진은 내부 판단과 이사회 보고를 거치면 가능하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말 부회장직에 오른 이후 10년 가까이 같은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더 이상 회장직을 비워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대 그룹 가운데 총수가 회장이 아닌 곳은 삼성 뿐이다.

등기이사·대표이사직에 오르는 일은 시일을 다소 둘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임시 주총을 열 수는 있지만 당장에 단독 안건으로 개최하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2016년 처음 등기이사가 됐을 당시에도 임시주총에 프린팅사업부를 휴렛팩커드(HP)에 매각하는 안건이 함께 올라왔었다"고 말했다.

다만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등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이라 해외 출장 등 글로벌 활동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부당합병 의혹 재판, 3주에 한번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의혹에 대한 심리도 받고 있다.



총수 역할+α…"국민 기대와 정부 배려에 보답할 것"


경제인 사면·복권 사유가 '민생과 경제회복'인 만큼 이 부회장은 국가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해서도 다방면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전에 밝힌 채용 계획을 이행하는 한편 특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대외 교류 가교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해외 재계 인사뿐 아니라 정관계 리더들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지금처럼 경제 상황이 엄중한 때 여러모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이와 관련한 첫 일정으로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와 관련해 방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갖은 뒤 이 부회장과 함께 테일러시 신공장 착공식에 참석한다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도 적극 힘을 보탤 예정이다. 삼성 내부에 정통한 한 인사는 "그간 (이 부회장이) 다양한 활동을 했으나 현재 신분을 고려해 대외적으로는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복권 이후로 보다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 내다봤다.

이 부회장도 이날 복권 이후 국민 기대와 정부 배려에 보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재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핸드프린팅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핸드프린팅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스1



'뉴삼성' 비전 구체화할까…M&A 가속 전망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그간 중장기 투자계획을 꾸준히 밝혀온 만큼 이번 복권에 따른 새 투자 발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사업 구상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뉴삼성 비전이 구체화할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조단위 투자가 수반되는 대형 M&A(인수합병)에서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그간 대국민 입장발표와 법원에서의 최후진술 등을 통해 뉴삼성의 방향성을 제시해왔으나 이를 구체화하는 전략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5월 발표한 450조원 투자계획도 전략적 비전 제시 없이 몸집을 키우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재계 한 인사는 "기존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사업에서는 최고 실적을 계속해서 갈아치우는 성과를 냈지만, 업계를 놀래키는 신사업 진출 및 가이드라인 제시에서 늘 삼성은 예외였다"고 말했다.

M&A 역시 다시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20조원이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쌓아둘 만큼 투자 여력이 충분한데도 최근 몇년간 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6년 미국의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했던 일이 마지막 빅딜로 기록된다.

재계와 업계에서는 삼성의 조용한 모습이 2016년 하반기부터 특검 수사로 촉발된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M&A 과정에서) 총수가 갖는 역할은 크다"라며 "특히 전문경영진 사이에서 합의가 안되면 총수가 직접 가 담판을 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롯데에서 미니스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 다녀온 것을 예시로 들었다.

지배구조 개편 역시 이 부회장이 마무리해야 할 과제다. 삼성과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이 2020년 5월 대국민발표에서 4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해오고 있다. 현재 삼성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 17.97%를 포함한 총수 일가 지분 31.7%를 바탕으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분 정리와 금산분리 위배 지적을 받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이 쟁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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