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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부증여로 세금을 줄인 줄 알았는데…

머니투데이
  • 전오영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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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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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박재형 국세청 자산관리국장이 3일 오전 세종시 국세청에서 '대출도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금수저 엄카족' 등 편법증여 혐의자 227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은 정당한 세금 신고·납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혐의자를 추출해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해 더욱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2.3/뉴스1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박재형 국세청 자산관리국장이 3일 오전 세종시 국세청에서 '대출도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금수저 엄카족' 등 편법증여 혐의자 227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은 정당한 세금 신고·납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혐의자를 추출해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해 더욱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2.3/뉴스1
최근 몇 년사이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2030 청년세대들에게는 "과연 내 생애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를 자문할 정도로 주택문제는 인생 최대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러한 걱정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 주택을 구입한다는 의미로 '영끌'이라는 한숨 섞인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영끌을 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하려는 청년들을 바라보는 부모세대 또한 걱정스러운 마음에 온갖 생각이 머리속을 헤집고 다닌다.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 부모라면 그 중 1채를 자녀에게 넘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주택 가격 상승으로 증여세도 만만치 않아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내고 주택을 넘겨줄 수 있는지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절세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전세를 놓은 다음, 그 대출금채무와 전세보증금채무를 증여받은 자녀로 하여금 부담하게 하고 증여하는 방안, 즉 부담부증여방안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2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김 모씨 역시 이러한 절세방안을 듣고 보유한 주택 중 1채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대출금채무와 전세보증금채무를 아들이 승계받아 책임지는 조건으로 주택을 아들에게 증여한 다음, 아들이 증여세를 납부하였다. 나름대로 현명한 선택을 하여 절세를 하고, 아들의 내 집 마련 목표를 달성하였다고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세무서에서 '증여한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고 아연실색하였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김 모씨는 아들에게 주택을 부담부증여하는 경우 아들이 승계받아 부담하는 채무액수를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만 증여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바람에 또 다른 세금 하나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세법에는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를 증여받는 사람이 인수하는 경우 인수한 채무액은 증여로 보지 않아 증여재산 가액에서 공제하고 증여세를 계산하도록 되어 있다. 증여받은 사람이 인수한 채무는 원래 증여자가 갚아야 할 채무를 수증자가 떠안아 대신 갚는 것이므로 그 만큼 주택에 대한 대가를 증여자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아 이를 증여로 보지 않고, 양도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채무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증여하는 '부담부증여'의 경우에는 그 채무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고, 자산의 양도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물론 부담부증여에 대하여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더라도 증여자가 1세대 1주택을 보유한 경우에 해당하여 비과세 혜택을 받거나, 낮은 세율의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라면, 채무 부담 없이 단순 증여한 경우에 비하여 어느 정도 세금을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증여자가 다주택자이거나 조정지역에 있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양도소득세 세율이 높아 부담부증여로 줄인 증여세 보다 납부하여야 할 양도소득세가 훨씬 많을 수도 있다.

부담부증여를 통한 절세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살펴보아야 할 것이 또 있다. 부담부증여로 인수한 채무액을 증여로 보지 않아 증여재산 가액에서 공제할려면, 수증자가 실질적으로 증여자의 채무를 인수하여야 하는데, 부담부증여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채무를 인수하였다는 점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과세관청은 부담부증여가 직계존비속간에 이루어져 수증자가 증여자의 채무를 인수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그 채무액은 수증자에게 채무가 인수되지 않고 증여된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과세실무이나, 그 채무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임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와 증여시 채무인수계약서나 인수후 이자지급 증빙서류 등에 의하여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 한하여 부담부증여로 보아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이 점 또한 유의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추어 부담부증여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유의하여야 할 점은 또 있다. 부모로부터 주택과 함께 인수한 채무는 수증자인 자녀 스스로 갚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증여받은 자녀가 채무를 변제할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증여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아무런 소득도 없는 10대 자녀에게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떠안는 조건으로 10억원 상당 아파트를 증여한 경우 상식적으로 그 자녀가 대출원리금을 갚아 나갈 수는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일단 주택을 부담부증여해 놓고 나중에 대출금채무나 보증금채무를 적당히 갚아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세무당국의 감시망에 걸려 뜻하지 않은 낭패를 볼 수 있다.

결국 부담부증여를 통해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는 원론적으로 타당하지만, 실제로는 증여자의 다주택자 여부, 증여주택과 관련된 양도소득세율, 수증자의 채무 상환능력 등에 따라 절세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부담부증여를 통해 제대로 된 절세효과를 누리고, 자녀들의 내 집 마련을 도우려면, 각자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살펴 어느 방안이 세금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지를 검토하고 실행하여야 한다. 제대로 따져 보지도 않고 남의 말에 솔깃하여 실행에 옮겼다가는 정말로 절세는 커녕 예상치 못한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전오영 변호사
전오영 변호사
[전오영 화우 파트너 변호사의 주요 업무 분야는 조세자문·조세전략, 조세소송, 가업승계이다. 수년간 서울중앙지법 등 각급 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하면서 쌓은 재판실무 경험과 학회활동을 통해 터득한 조세법 지식을 토대로 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조세문제를 비롯하여 M&A 및 해외투자 등 각종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조세문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기업을 대리하여 조세 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조세 관점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고액자산가, 중견기업의 자산승계 Planning, 무수익 자산의 권리분석 및 Cleaning 방안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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