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규제' 없앤다..."심사·평가때 기업활동 막는 요인 제거"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 기자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각 부처에 있는 '숨은 규제' 개선에 나선다. '숨은 규제'란 규제로 분류돼 있지 않지만 정부 내 평가·협의 절차와 같이 실제 기업 활동을 저해할 수 있는 규제를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민간의 역동성 회복과 산업 활력을 높이기 위해 대한상의 등 경제 6단체를 비롯해 업종별 협·단체 16개와 함께 '숨은 규제' 8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6월 '4대 산업규제 혁신방향'을 발표한 이후 그동안 △투자프로젝트 △입지규제 개선 △에너지 분야 교육체계 정비 등 3차례에 걸쳐 산업부 소관 규제에 대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숨은 규제 개선방안은 4번째로 추진하는 규제혁신 방안이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대한상의 등 민간단체와 협업을 추진했고 이들 기관은 규제개선 과제 발굴-건의-모니터링-평가 등 전 과정을 전담하는 담당자를 지정해 6월 중순부터 숨은 규제 관련 애로사항을 접수했다. 산업부는 이를 검토했고 지난 26일 규제개혁위원회와 내부 논의를 거쳐 1차 개선 과제 8개를 꼽았다.

산업부는 우선 각 부처 법령에 각종 평가 및 협의 절차가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명확한 소요 기한이 없어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는 등 기업 투자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거나 불필요한 협의로 중복적인 부담을 초래하는 경우를 개선키로 했다.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규제가 대표적이다. LMO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LMO 생산·수입 사업자가 소관 부처에 위해성 심사를 요청할 경우 해당 부처가 관계부처에 협의 심사를 요청하는데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테면 사료용(농식품부), 산업용(산업부), 보건의료용(복지부), 식품용(식약처), 인체위해성 판단(복지부), 자연생태계 위해성(환경부), 해양생태계(해수부) 등 많은 부처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청 기업은 복수의 부처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보완 요구에 따라 심사 기간이 지연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심사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향상을 위한 협의 심사 합리화 기준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 규제개혁 과제집을 전달받은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 총리,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2022.08.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업부는 또 산업 진흥이나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에 대해 기업의 애로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개선키로 했다. 대표적으로 '대외무역법'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전문 무역상사를 지정·지원하고 있지만 짧은 지정기간(2년) 등으로 인해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산업부는 추후 전문 무역 상사제도 모집 공고 시 지정제도를 개선하는 등 진흥·지원 제도를 합리화해나갈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밖에 기술평가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술평가 기관을 지정·운영하고 있지만 그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술평가 사업에 5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 7명 이상 상시 고용 의무 등이 대표 사례다. 산업부는 전문가 고용 기준을 완화해 다양한 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외에도 인증심사 소요 기간 명확화, 중소·중견기업 R&D과제 총량 폐지, 규제샌드박스 신청서류 부담 완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정예 산업부 과장은 "기업 건의사항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소관 법령 및 행정규칙을 검토해 숨은 규제 개선 과제를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