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에 농산물값 비상…차례상 高물가 걱정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추석을 1주일 앞두고 제11호 태풍 '힌남노' 가 북상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을 우려하는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게 농축산물 가격인데다 '힌남노'의 파괴력이 역대급 일 거라는 기상예보가 잇따르면서다.

농식품부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지자체, 유관기관 등과 태풍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주요 농산물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 확대 공급을 통해 농산물 수급불안으로 인한 가격급등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5일 물가당국에 따르면 김장철과 추석연휴를 앞두고 배추, 호박을 비롯한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 밥상물가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농축산물 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달 물가상승률을 보면 추석 연휴와 김장철(11~12월)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7.0%나 뛰었다. 이중 최근 기상여건 악화로 작황이 나빠진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10.4%로 7월(8.5%)보다 높았다. 품목별로는 △호박(83.2%) △배우(78.0%) △오이(69.2%) △무(56.1%) △파(48.9%) 등 채소류의 가격상승이 두드러 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태풍 '힌남노' 북상시 강원도 지역의 무·배추 수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구 유통소비정책관은 "무와 배추는 현재 강릉, 평창 등 강원도 고지대에서 수확되고 있다"며 "노지 작업의 특성상 강우로 수확에 차질이 발생하면 공급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태풍 '힌남모'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추석 성수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농축수산물(채소류·고기류·과일류) 20개 품목에 대해 대규모 공급에 나섰다. 추석 3주전부터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물량과 농협의 계약재배 물량 등을 풀어서 도매시장에 평상시의 1.4배 규모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또 무와 배추 공급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3100톤 늘리기로 했다. 추석 전까지 농협과 계약한 채소가격안정제 물량중 배추 1000톤, 무 2100톤을 각각 더 공급해 수급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앞서 추석 전 3주간 배추 5900톤, 무 4900톤 공급 방침을 밝혔지만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5.7%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랐다. 2011년 12월(8.6%) 이후 10년8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 조사대상 73개 품목 중 3개만 1년 전보다 떨어졌다. 외식에 가공식품 품목까지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며 밥상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는 흐름이다. 품목별로는 식용유가 47.1% 뛰어 가장 많이 올랐다. 국수(35.2%), 밀가루(35.1%), 부침가루(33.1%)와 물엿(23.0%), 소금(20.9%), 설탕(18.9%), 잼(18.7%), 김치(16.0%), 빵(15.0%) 등도 오름폭이 컸다. 2022.9.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울러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5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도 발행했다. 지난 달 15일부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2일까지 성수품을 최대 20~30% 할인 판매하는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을 진행중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제11호 태풍 '힌남모'의 진행경로에 따라 일부 품목의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사과·배 등 과일류 수확은 지난 3일까지 대부분 마무리 됐고 배추·무 등 노지채소류는 정부 비축물량을 최대한 방출할 계획으로 추석 성수품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추석 성수품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태풍 등으로 인한 위기상황 발생시 신속히 대응해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