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열었다 하면 증시 '출렁'…파월 연설에 '킹달러' 더 폭주하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의 입은 늘 증시 흐름을 좌우해왔다. 지난달 26일 잭슨홀 미팅 연설은 이른바 '잭슨홀 쇼크'로 이어졌다. 파월 의장의 연설에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까지 8일 밤 증시 흐름을 좌우할 이벤트들이 이어진다.

파월 의장은 8일(현지 시각) 카토 인스티튜트 컨퍼런스에서 연설에 나선다. 카토 인스티튜트는 워싱턴DC에 위치한 씽크탱크다. 파월 의장의 공식 연설은 지난달 26일 잭슨홀 미팅 연설 이후 약 2주 만이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은 그야말로 '잭슨홀 쇼크'로 이어졌다. 굳건한 금리 인상 기조 재확인에 '파월 피벗'(Pivot·입장 선회)를 기대했던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금리 지속 인상 전망, 강달러 현상 강화로 코스피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코스피 지수는 현재 지난 8월26일 종가(2481.03)에 비해 2주 만에 약 100포인트가 빠진 상태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 놓을지 9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준비하는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최근 코스피를 압박한 높은 원/달러 환율이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강달러 현상에서 비롯된 만큼 단기적으로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 매파적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확실하게 재확인했고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역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물가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연준이 통화정책을 더 긴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킨총재는 또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제로(0)를 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일(현지 시각)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연준 2인자인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도 이날 "긴축 주기의 어느 시점에서 위험이 양면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과도한 긴축 리스크를 우려하면서도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한동안 제약적일 필요가 있다"고 긴축 전망에 힘을 더했다.

한편 이날 밤 ECB 이사회도 열려 통화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에너지 위기에 따른 달러-유로화 패리티(1달러=1유로) 붕괴 국면에서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로, 금리 인상 폭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50bp(1bp=0.01%) 인상을 전망하면서도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 경우 일시적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강달러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이후 물가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둔 긴축적 기조에 암묵적 합의를 한 만큼 ECB와 BOE(영란은행)의 50~75bp 금리 인상이 유력해 보인다"며 "미국과 금리차를 축소해나간다는 점에서 유로화의 추락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도 있겠지만, 선진국의 유가 상한제 이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과 이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유럽의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