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라던 남편 결혼 후 알고보니…결혼 취소 되나요?"[이혼챗봇]

연봉을 부풀려 말해 결혼에 골인…'사기 결혼'일까?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경제력을 과장한 배우자에 속아서 한 결혼은 '혼인 취소'가 가능할까요?

Q) 저와 남편은 지인들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지 6개월 차에 접어든 신혼부부입니다. 저희가 만날 당시 저는 가난한 집에서 자랐지만 스스로 노력하여 지금은 고소득의 연봉을 받는 대기업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고, 남편은 부유한 집에서 자라 집안 사업을 물려받은 소위 말하는 금수저였습니다.


전 어릴 적 가정 형편 때문에 악착같이 노력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기에 장래 결혼할 배우자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일 것을 간절히 바랐고, 지금의 남편은 제가 바라던 경제적·심리적으로 안정된 남자였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결혼을 했지만, 결혼 직후 저는 남편이 제 생각과 달리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혼집으로 남편이 마련해온다던 집은 전세였고, 남편이 물려받았다는 사업 역시 규모가 작고 수입이 불안정했습니다. 결국 결혼 후 생활비는 제 급여로 충당해야 했고, 이렇게 가다가는 향후 전세 보증금을 증액해줘야 할 경우 그 돈 역시 제가 마련해야 할 상황이었어요.

제가 배우자에게 바랐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경제적 안정을 속이고 결혼한 남편, 이정도면 사기 결혼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저에게 부유한 척 하며 결혼까지 한 남편과의 혼인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A) 혼인 취소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사기 결혼의 경우 민법이 정한 혼인 취소 사유(민법 제816조 제3호)가 맞기는 하나, 우리 법원은 단순히 경제력을 부풀려 과장해 결혼한 경우를 '사기'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혼인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하여 결혼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편의 실체를 알게 된 뒤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혼 소송을 통해 혼인 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습니다.

이때, 이혼 소송의 경우에는 상대방 배우자로 인해 혼인이 파탄되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므로, 배우자가 결혼 과정에서 한 기망 행위와 그로 인해 혼인 생활에 어떠한 악영향이 있었는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에 대한 증거 자료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 짧은 결혼 생활 후 이혼하더라도 재산분할을 해줘야 할까요?Q) 결혼식 및 혼인 신고 후 이제 막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다보니 딱히 결혼 후 돈을 모으거나 한 것이 없는데 이런 경우에도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해야 할까요? 재산분할을 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고정적인 급여가 있는 제가 손해일 것 같은데요.

A) 몇 개월 간의 짧은 결혼 생활 후 이혼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분할을 하지 않아도 되며, 다만 원상회복의 법리에 따라 각자 결혼 할 때 가져온 가전제품 등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재산 문제를 해결하시면 됩니다.

장윤정 변호사(법무법인 차원)

[이혼도 똑똑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한 이혼을 위해 챗봇처럼 궁금증을 대화하듯 풀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