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등장한 은둔의 경영자, 시몬스 오너 "1위가 중요한 건 아냐"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시몬스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안정호(51) 시몬스 대표가 21년 만에 경영 전략을 공개하는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차남인 그는 2001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사업 전반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밝힌 건 처음이다. 안 대표는 주요 경쟁사인 에이스침대를 언급하며 "1위 달성이 중요한 목표는 아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25일 경기도 이천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열린 '팩토리움 개관 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는 차분하고 솔직한 화법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안 대표는 27살인 1998년 시몬스에 입사해 2001년부터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형 안성호 대표가 CEO인 에이스침대와 함께 시몬스는 매트리스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에이스침대가 꾸준히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몬스가 2위 바짝 뒤를 쫓고있다. 시몬스는 2019년 연매출 2037억원에서 지난해 3054억원으로 50% 가량 급성장 했다. 에이스침대의 매출은 같은이 기간 2774억원에서 3464억으로 25% 늘었다.

안 대표는 시몬스의 구체적인 제품·마케팅보다 매트리스 시장과 사업철학에 중점을 뒀다. 그는 시몬스 매트리스에 대해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단순히 침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최고의 원·부자재를 사용하고, 안전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를 만드는 이유도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 팩토리움 전경./사진=시몬스

올해로 가동을 시작한 지 5년째인 제조공장 시몬스 팩토리움을 외부에 전면 공개하는 이유도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공장탐방을 통해 제조 효율성과 반도체 공정 수준의 청결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몬스는 2017년 1만6200㎡(약 4900평) 규모 공장을 짓는데 1500억원을 투자했다. 소량생산 방식으로 하루 600~700개를 만든다. 박상우 시몬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부 이사는 "(안 대표가) 아끼지 말고 깨끗하게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R&D(연구개발)센터와 매트리스 성능 검사도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하고 있다. 시몬스는 미국 등 매트리스 선진국 기준에 맞춰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다.

시몬스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특한 마케팅으로 MZ세대(1980년~2000년생) 소비자를 사로잡아 성장해 왔다올해도 연매출 3000억원 이상을 달성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케팅 전략을 개선해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연내 매트리스 단가 인상 계획도 없다.

안 대표는 "기존에는 브랜드 이미지를 중심으로 했다면 올해는 기능에 집중해서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다른 사업 전략은 특별한 건 없고, 기존에 잘 해오던 걸 계속 하겠다"고 했다. 다만 올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해선 "경기가 어떻게 될지 앞이 보이는 상황이 아니다"며 "가격 인상폭이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