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보다 더 많이 내보낸다"…메타, 첫 대량해고 준비중

/AP=뉴시스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퍼진 채용 중단·정리해고 등의 인건비 감축 행보에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도 합류했다. 규모로는 트위터를 크게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불안감 속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고속 성장한 실리콘밸리 빅테크발 감원 칼바람이 더욱 거세진다.

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이번 주부터 직원 수천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메타의 정리해고 발표는 이르면 오는 9일 이뤄질 전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메타는 이미 직원들에게 이번 주 꼭 필요하지 않은 출장 등을 중단하라고 공지했는데, 이는 대규모 해고 통보 후 발생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WSJ은 분석했다.


지난 2004년 창립한 메타의 대규모 정리해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메타는 실적부진, 경기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대규모 예산 삭감 계획을 발표하며 정리해고를 시사한 바 있다.

WSJ은 "메타의 감원율 비율은 지난주 전체 직원 절반가량(3700명)을 내보낸 트위터보다 적겠지만, 해고 직원 수는 최근 감원을 단행한 빅테크 중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앞서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리프트, 간편결제서비스업체 스트라이프, 배달전문업체 고퍼프 등이 전체 직원 10% 초반대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만큼 메타의 감원 규모도 비슷한 수준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메타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 9월 기준 8만7000여명이다.

10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가상 메타콘 화요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가상 '메타 커넥트'(Meta Connect)에서 연설 중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아바타 /사진=블룸버그

'회복' 안보이는 실적·주가 손실, 인력 감축으로 대응 메타는 팬데믹 기간 나타난 고속 성장과 함께 계속해서 직원 수를 늘려왔다. 그러나 업계의 경쟁 심화 등 위기 속에서도 매년 성장을 기록했던 회사의 매출액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회복세가 보이지 않자 신규 고용 중단에 이어 직원 감축까지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올해 2분기 사상 첫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페이스북의 수익 모델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에 흔들렸고, 고물가와 계속된 금리인상에 따른 지출 비용 증가가 부진의 원인이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부문을 담당하는 리얼리티랩스 사업부가 올해에만 94억 달러가량의 손실을 내고, 앞으로도 손실 규모가 갈수록 증가할 거란 전망이 메타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주가 상황은 최악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메타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 지난 4일까지 73.01% 빠졌다. 지난 3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중 '올해 최악의 주가 수익률 기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한편 메타 대변인은 감원 보도에 대해 저커버그 CEO의 최근 성명을 언급하며 "우선순위가 높은 소수의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