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살해 후 숨긴 20대 부모 1심서 징역형…"죄책 무거워"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김진석 기자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시스

출산 직후 아이를 질식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숨긴 20대 부부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권영혜 판사는 20일 영아살해, 사체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이모씨(20)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친부 권모씨(20)에게는 징역 2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영아살해와 사체은닉 혐의를 유죄 판단한다"고 밝혔다. 아이가 출생한 직후 수건으로 얼굴을 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살해하고, 주검을 가방에 담아 에어컨 실외기 아래 숨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공범 권씨에 대해 "친부로서 아이를 살해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지하지 않았다"며 "이씨를 통해 자신의 범죄 의사를 실행했다"고 판단했다.

재판 말미 권 판사는 "울음을 통해 자신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알렸던 아이가 부모에 의해 사망했다"며 "밝은 세상의 빛을 보자마자 아이를 사망하게 한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살해 전 미혼모 센터에 입양을 알아본 점과 어려운 경제적 여건 및 불안정한 심리상태 등을 참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인 관계인 이씨와 권씨는 지난해 1월11일 주거지인 서울 관악구 소재의 한 주택 화장실에서 영아를 출생한 후 곧바로 수건으로 얼굴을 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살해했다. 이후 주검을 가방에 담아 에어컨 실외기 아래 숨긴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낙태하기로 마음 먹고 산부인과를 찾아갔으나 비용이 부담돼 낙태를 하지 못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