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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지시 나흘만에 "반도체 稅혜택 2배로"...巨野 변수

머니투데이
  • 세종=안재용 기자
  • 세종=유선일 기자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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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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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최근 6%에서 8%까지 올린 대기업에 대한 국가전략기술(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세액공제율을 다시 15%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사실상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를 재추진 하기가 어렵고 올해 반도체 등 주요 산업 경기 둔화로 기업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세제지원을 추가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는 시기가 늦은 감이 있지만 경쟁국과 비교해 만족할만한 수준의 지원안이라며 이번 대책을 환영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으로선 세법 개정안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 또 한 번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해 국회의 세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은 여당안(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을 재벌특혜라고 지적하며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10%, 중견기업 15%까지만 올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정부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방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은 기존 8%에서 15%, 중소기업은 기존 16%에서 25%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올해 한시적으로 도입해 일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2%포인트씩 상향하고 신성장·원천기술의 경우 △대기업 6% △중견기업 10% △중소기업 18%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정부가 현 시점에서 대기업·중견기업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율 추가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해당 세액공제율을 이미 6%에서 8%로 한 차례 높인 직후란 점에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세제개편안 협상 당시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가 제시한 방안(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대로 세액공제율을 대폭 올릴 경우 세수 감소가 지나치게 확대된다고 우려했고, 실제로 지난해말 국회에서 정부안이 관철됐다.

그런 기재부가 입장을 급선회한 것은 윤 대통령의 전격적인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재부는 이날 추가 세제지원 관련 보도자료에서 정책 추진배경 가운데 첫번째로 윤 대통령 지시사항을 명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반도체 특위에서 제안한 세제 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특히 반도체와 같은 국가 전략기술은 국가 안보의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 기술이므로 기획재정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투자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올해 경기둔화로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와 무관치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3.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은행도 올해 설비투자가 2.6%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은은 특히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가 5.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산업 설비투자 감소폭 예상치(2.6%, 산은)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국회의 세제개편안 협상 과정에서 법인세 인하폭이 축소된 것도 국가전략기술투자 관련 세액공제율을 추가 인상하는 배경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개편을 추진했는데, 민주당의 반대로 결국 4개 과표구간별 세율을 1%포인트씩 낮추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당초 기재부가 세액공제율 확대를 반대한 근거 중 하나가 법인세 인하 등에 따른 세수 감소였는데, 이 명분이 크게 약해진 셈이다.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3000만달러(약 165조원)로 전년대비 1% 증가했으나 지난 8월(-7.8%)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29.9%)과 12월(-29.1%)에는 수출이 전년대비 30% 가까이 줄어들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는 경쟁국 수준의 세제 지원 혜택을 받게 됐다며 대체로 환영했다. 삼성전자 측은 "경제 복합 위기가 심화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해준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나라 살림살이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 준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반도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써주신 대통령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회 통과 여부다. 세액공제율을 높이려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야당이 (세액공제율 인상 추진 관련) 어떤 입장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제도가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진 만큼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에는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 설비투자 진작 필요성,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기술 등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 등에 대해 (국회에) 적극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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