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헌재 판단 2월엔 나올까…"어떤 결론 나와도 혼란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공개변론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9.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 여부를 이번달에도 가리지 않기로 했다. 이선애 재판관이 오는 3월 퇴임하는 만큼 2월에는 결론이 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이제와서 어떤 결론이 나도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달 예정된 헌재 심판 선고는 없다. 헌재는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에 선고를 하지만 헌재 사정에 따라 일정을 변경하거나 선고를 건너 뛸 수 있다. 헌재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연초 휴가와 설 연휴 등 일정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권한쟁의심판도 2월에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이선애 재판관과 이석태 재판관이 각각 3월과 4월에 퇴임을 앞두고 있어 공석이 생기기 전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재판부는 7명만 있어도 심리가 가능하지만,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감안할 때 심리에 참여한 재판관 9명이 모두 있는 상태에서 선고할 것이란 전망이다.

헌재는 지난해 6월 법무부가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을 7개월째 심리 중이다. 법무부는 심판 청구와 동시에 법안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도 신청했지만 헌재가 판단을 미루는 사이 지난해 9월10일 법안이 시행됐다.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죄를 기존 6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대범죄(부패·경제)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검찰은 경찰이 수사한 사건에 대해 동일 범죄사실 내에서만 보완수사가 가능하다.

법무부는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기부행위 등을 '부패범죄'로, 마약 유통과 보이스피싱 등 조직범죄를 '경제범죄'로 포함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마련해 보완에 나섰지만 단순 마약 투약범은 검찰이 발견하고도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등 한계가 분명하다. 경찰 수사역량 문제로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수사·기소 검사를 분리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발인 이의신청권 폐지에 대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검수완박 법안이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신청 관련 조항을 삭제하면서 장애인이나 아동 등 직접 고소를 진행하기 어려운 약자들이 어려움에 처했다. 인권단체 등이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 역시 '당사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본안 판단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헌재가 검수완박 법안이 적법하다고 판단할 경우 이같은 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헌재가 법안의 위헌성을 인정해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입법 절차에 하자가 있었거나 법안이 검사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판단하더라도 법률 자체를 무효로 하는 것은 별개다. 헌재는 1997년과 2011년 국회의원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에서 절차의 하자를 인정하면서도 법률을 무효로 만들지는 않았다. 헌재가 법률까지 무효라고 판단할 경우 지난 7개월간 검수완박 법안에 따라 처리된 사건들을 다시 처분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

두 차례의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내부의 분위기도 변해가고 있다. 직접수사가 제한된 이후 보완수사 지시가 더 익숙한 저연차 검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검찰 간부는 "과거에는 검찰 직접수사가 당연했지만 지금 검사들에게 모든 사건에 직접수사를 하라고 하면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한번 축소한 것을 다시 되돌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도 "이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던 것"이라며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2월에라도 결론을 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