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역에 '미운오리' 中, 바이오 시장선 '황금알 거위' 될까

대웅제약 소속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대웅제약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사업을 기반으로 새해 추가 도약을 노린다. 주력 제품의 승인 및 출시, 의료보험 목록 등재를 비롯해 현지 제약사에 기술이전한 품목의 임상시험 진입 등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줄곧 국내 방역 최대 변수로 작용했던 '미운오리' 중국이 바이오 영역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HK이노엔,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은 올해 중국 매출 기반 확보를 위한 제품 출시 및 신약 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 (110,700원 ▼1,400 -1.25%)은 실적 고공행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중국 허가를 앞두고 있다. 2021년 말 현지 허가당국에 품목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품목인 만큼, 상반기 내 허가가 전망된다. 중국이 미국, 유럽과 함께 글로벌 3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매출 성장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올해 중국 진출에 따라 나보타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한 1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HK이노엔 (37,850원 ▲500 +1.34%)은 항궤양제 '케이캡'의 중국 의료보험 등재에 따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 19일 발표된 중국 의료보험 의약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4조원 이상의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당초 지난해 말로 전망되던 목록 발표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지연됐지만, 이달 결국 등재에 성공하면서 불확실성을 씻어냈다.

케이캡은 2015년 현지 제약사 뤄신에 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뒤 지난해 4월부터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다만 전체 22개성 중 10개성(지난해 기준)에서 비급여 품목으로 공급해 왔다. 보험 등재에 따라 HK이노엔은 뤄신으로부터 케이캡 중국 매출의 일부를 로열티로 수령하게 된다. 뤄신은 판매 2년차인 올해 케이캡 매출 목표를 10억위안(약 1824억원) 수준으로 책정한 상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나보타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둔 대웅제약과 케이캡 중국 보험 등재 관련 불확실성 해소 및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 되는 HK이노엔 모두 긍정적 주가 흐름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비상장 (16,210원 0.00%)은 앞서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진척이 예상된다. 2019년 11월 중국 심시어에 기술이전한 면역항암제 'GI-101'이 임상 본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지아이노베이션은 당시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600만달러(약 74억원)와 마일스톤(기술료)으로 최대 7억9000만달러(약 9800억원)를 순차적으로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제품 출시 이후 순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해당 계약에 따라 심시어는 중국과 홍콩, 마키오, 대만 등 중화권 지역에서의 독점적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심시어는 현지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준비 중이다. 연내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화권 외 권리를 보유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이미 GI-101의 국내 및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만큼, 초기 안정성과 효과성을 확인하는 1상 승인 변수는 거의 없는 상태다. 글로벌 임상과 수출계약 건에 대한 임상 동시 진행은 향후 추가 기술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