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구속 안돼" 경찰까지 폭행한 10대들…법정선 '선처' 호소

제주 중학생 8명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제주공항 주차장 등에서 차량을 훔쳐타고 금품을 절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사진은 차량 절도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제주서부경찰서 제공)

문이 잠기지 않은 차만 골라 귀금속 등을 훔쳐 달아났다가 재판에 넘겨진 소년범들이 법정에서 뒤늦게 후회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은 27일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학생 A군(16), B군(16), C군(16)에 대한 첫 공판 겸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26일부터 12월 13일까지 56차례에 걸쳐 제주국제공항 등에 문이 열린 채 주차된 차량에 침입한 뒤 명품 시계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훔친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한 뒤 이를 온라인 중고 거래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차량에서 훔친 물건도 중고장터를 통해 판매했고 이 같은 방식으로 총 3400여만원의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불법 판매 수익금 대부분을 유흥비에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일부 차량을 훔쳐 오는가 하면 오토바이 난폭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특히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범행을 이어간 것도 모자라 자신들은 소년범이기 때문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A군에게 장기 징역 1년 6개월·단기 징역 1년, B군에게 장기 징역 1년 6개월·단기 징역 1년·벌금 30만원, C군에게 장기 징역 1년·단기 징역 8개월·벌금 3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A군과 B군, C군은 모두 혐의를 인정하며 재판부를 향해 선처를 호소했다.

B군 변호사 측은 "피고인은 다른 지역에서 안 좋은 선배를 만난 뒤로 약 2000만원의 도박 빚을 지게 됐는데 그 빚을 갚으려다가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만 15세에 불과한 미성년자인 점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2월 15일 오후에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