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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수출 구원 투수'에 튄 '흙탕물'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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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08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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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리하다. 지난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CNN 인터뷰를 접한 뒤 느낀 솔직한 심경이다. 채널과 메시지 등이 하나로 연결된다. '글로벌'이다.

CNN을 택한 것부터 그렇다. 채널은 레거시 미디어인데 채널을 통한 소통 대상은 전세계다. 국내 시장, 국내 투자자의 영역을 넘는다.

에스엠 인수 이유도 '글로벌 마켓 인지도'라고 분명히 했다. 장밋빛 수사는 없다. 오히려 낙관적 시각을 경계한다. 객관적 성찰이 이어진다. "K팝 점유율은 세계적으로 굉장이 낮다." "수출 지표 등을 보면 둔화가 명확히 보인다".

진단의 해법이자 비전이 에스엠 인수를 통한 글로벌에서의 성장이다. 에스엠 대표가 새로운 플랫폼(유튜브)을 통해 폭로전을 전개한 것과 대비된다. 실체를 떠나 메시지의 형식과 내용만 보면 방 의장은 영리하다.

# 방 의장의 말대로 K팝은 그 '핫함'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다. 글로벌 음원·음반 시장에서 국내 K팝 회사 매출 비중은 5%도 안 된다. 하이브(HYBE), 에스엠, JYP, YG 등 4대 회사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공연시장도 다르지 않다. 글로벌 공연시장 리서치업체 폴스타(Pollstar)에 따르면 글로벌 톱투어 200에 포함된 K팝 아티스트는 6개 뿐이다.

글로벌 음악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그래미상은 K팝을 철저히 외면한다. 한국 드라마·영화를 향한 칸 영화제, 아카데미 영화제, 에미상 등에서의 환호와 정반대다.

반면 K팝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한류가 등장한 지 4반세기 만에 K콘텐츠는 수출 주력 산업이 됐다. K콘텐츠는 2020년 기준 12번째 수출 품목이다.

수출 연관 효과는 더 크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K콘텐츠 수출이 1억달러 증가할 때마다 화장품·패션·IT 기기 등 소비재 수출은 1억8000만달러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K팝 수출이 1억달러 늘면 소비재 수출은 21억8600만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2월 2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 핵심 안건은 'K콘텐츠 수출 전략'이었다. 보고서 제목도 멋지다. 'K콘텐츠가 수출 전선의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반도체, 휴대폰 등 전통의 수출 효자 품목의 부진을 대체할 선수로 K콘텐츠를 내세우겠다는 포부다. 2021년 124억달러인 K콘텐츠 수출 규모를 2027년 25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등의 구상과 함께 정부의 정책 지원 의지도 담았다.

수출 관련 회의 때면 반도체, 조선, 자동차, 휴대폰 등의 수출 물량을 계산하고 미국, 중국 등의 시장 여건을 따지던 것과 비교하면 진일보했다. 소프트 파워를 국가 전략 테이블에 올려놓고 미래 먹거리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진흙탕이다. K팝의 효시, 에스엠 인수전에서 K콘텐츠의 답답한 현재와 미래를 본다. 소액주주들은 환호하지만 관전자의 일반적 평대로 '진흙탕 싸움' '쩐의 전쟁' 일 뿐이다.

인수전에서 들려오는 '시너지' '화학적 결합' 등은 진부하다. '1+1=2'를 넘어서겠다는 선언은 당연한 소리다. 그게 전략이나 비전이 될 수 없다.

1조원이 넘는 실탄을 들고 뛰어든 카카오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대 그룹인데 큰 그림보다 돈만 눈에 띈다. 머니 게임, 선단 경영의 이미지만 강해지는 이유다. 새로운 모델, 다음 세대를 준비하기 위한 비전과 가치가 없다보니 놀음판으로 비쳐지는 거다.

비전 대결이 아닌 자존심 싸움의 결말은 뻔하다. 회사 한 두 개 망가질 수 있다. 다만 K팝, K콘텐츠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아찔하다.

12대 수출 품목의 전략을 논하지 못한 채 K콘텐츠가 흙탕물에서 뒹굴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 위기를 만드는 전쟁이 아닌 기회를 만드는 경쟁이어야 하는데…. K팝의 새로운 30년을 위해 '빅 픽처'가 필요하고 그를 위한 새로운 '룰 미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광화문]'수출 구원 투수'에 튄 '흙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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