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만만한가" 평론가 3점 주고 혹평…'감독' 박성광 대답은

박성광 감독이 지난 14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웅남이'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나"

코미디언 박성광(42)이 자신이 연출한 영화 '웅남이'에 대한 평론가 혹평에 입장을 밝혔다.


박성광의 첫 번째 상업 영화 '웅남이'는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25세 청년 웅남이(박성웅 분)가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대항해 공조 수사를 벌이는 이야기다. 단군신화 속 웅녀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아직 개봉도 하기 전이지만, 영화 평론가들의 평가는 가혹하다. 일각에서는 박성광이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이유로 혹평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가 만만한가" 평론가 혹평…"조던 필도 코미디언 출신"영화 평론가들은 영화 잡지 '씨네21'을 통해 개봉을 앞둔 '웅남이'에 대한 평점을 남겼다. 한 영화 평론가는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며 별점 10점 만점 중에 3점을 부여했다.

영화 '웅남이'에 대한 전문가 20자평./사진=씨네21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학 시절 영화예술학을 전공한 박성광이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이유로 영화를 혹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박성광은) 영화계가 만만해서 찍은 게 아니다. 영화 자체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은 이해하지만, 감독 본업이 개그맨이라고 비난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성광 전공이 영화, 연출이 아니었다고 해도 '여기가 만만하냐'고 영화평으로 텃세 부리는 게 정당화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황석희 인스타그램

번역가 황석희도 지난 17일 인스타그램에 "조던 필도 코미디언인데요"라며 조던 필 감독의 사진을 첨부해 박성광을 향한 부정적 반응을 꼬집었다.

코미디언 출신 감독인 조던 필은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영화 '겟 아웃'(2017)과 '어스'(2019), '놉'(2022) 등으로 영화계에서 크게 주목 받는 감독이다.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조동필'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박성광 "원래 꿈은 영화감독…부족한 거 인정"박성광은 라이브 방송 채널 '그립'에서 영화 '웅남이'를 향한 평론가들의 혹평에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화 평론가들은 제 영화를 안 좋아하시더라. 제 영화에 1점, 2점 주더라"라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평론가가 남긴 무례한 글 어떻게 생각하시냐.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라는 댓글을 남겼고, 박성광은 "인정해야죠"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저는 천재가 아니다. 훌륭한 사람도 아니다.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살아야만 하는 부족한 사람이다. 지금도 여러분에게 하루하루 배우고 있다"며 "지금 이게 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과정에 있다"고 털어놨다.

영화 '웅남이'의 박성광 감독이 16일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CJ CGV

1981년생인 박성광은 2007년 KBS 22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영화예술학을 전공했으며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끌던 시절에도 단편 영화 '욕'(2011), '슬프지 않아서 슬픈'(2017) 등을 선보이며 틈틈이 연출 활동을 이어왔다.

'욕'은 제3회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SESIFF) 개막작에 선정됐다. '슬프지 않아서 슬픈'으로는 제11회 세계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2회 한중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제1회 미추홀 필름 페스티벌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박성광은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웅남이'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연출 도전 이유에 대해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했는데 개그맨이 먼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왜 개그맨이 됐을까 묻는 게 먼저 아닐까 싶다. 원래 영화감독을 꿈꿨고, 이를 되찾았다"며 "비로소 영화에 대한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영화 '웅남이'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배우 박성웅, 이이경, 오달수, 염혜란, 윤제문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