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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의 '부모'를 감옥에 보낸다는 이 도시

머니투데이
  •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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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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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학폭, 해법은 있다⑦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학폭 대책

[편집자주] 학교폭력에 대해 수십년간 다양한 해결책이 나왔지만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그동안 나왔던 해법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폭력 없는 교실을 만들기 위한 학생과 교사 등 당사자들과 정부, 국회, 일반사회 각계각층의 생각을 들어봤다.

프랑스 시민들이 2021년 3월 14일 학교폭력을 당하다 가해자들에게 살해된 14세 소녀 알리샤를 추모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프랑스 시민들이 2021년 3월 14일 학교폭력을 당하다 가해자들에게 살해된 14세 소녀 알리샤를 추모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2021년 3월 파리 센강에서 발견된 시신 한 구가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었다. 경찰 확인 결과 시신의 신원은 14세 소녀 알리샤. 그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건 다름 아닌 같은 학교 학생들이었다. 알리샤와 친구였던 15세 남학생 A군과 15세 여학생 B양은 다툰 뒤부터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들은 알리샤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속옷만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 스냅챗에 유포해 학교 징계위원회 회부돼 정학 처분을 받았다.

사건 당일 B양은 화해하자며 알리샤를 센강 부두로 불러냈다. 기둥 뒤에 숨어있던 A군은 알리샤를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했다. 이후 증거를 없애겠다는 생각으로 B양의 도움을 받아 알리샤를 강에 밀어 넣었다. 당시 알리샤는 의식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범행 후 피가 묻은 옷을 갈아입고 파리 중심부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프랑스 정부는 학부모, 학교 당국 및 경찰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대책 수립에 나섰다. 알리샤가 사망한 지 반년 만에 학교폭력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론이 더욱 들끓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학교폭력 근절을 지시했다.

프랑스 의회는 학내 괴롭힘을 형법상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가해자의 연령과 괴롭힘 정도에 따라 최대 3년의 징역형 또는 4만50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피해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피해가 큰 경우에는 최대 징역 10년형과 15만유로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 이 법안은 지난해 2월 의회를 통과했다. 현지매체 코넥시옹은 "학교폭력을 범죄화하면 사람들이 이를 잘못된 행동으로 인식하기 더 쉬워진다"며 "(해당 법안은) 억압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교육적 해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곳곳이 학교폭력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관련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법에는 학교폭력 대응을 위한 별도의 법이 없으나, 50개 주 전체가 학교폭력에 대응하는 주 차원의 법률과 정책을 두고 있다. 미시간주는 2004년 형법에 학교폭력 처벌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 가해자는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1만달러(약 1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학교폭력 가해자의 부모에게 책임을 묻기도 한다. 위스콘신 래피즈시 의회는 2019년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벌금과 수수료를 합해 최대 313달러(약 40만원)를 부과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보다 앞서 뉴욕주 노스토너원더시는 자녀가 학교에서 다른 학생을 괴롭힐 경우 부모를 최대 15일간 구금하거나 벌금 250달러를 부과하도록 하는 제도를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문제 해결 과정에 부모를 참여시키겠다는 의도로 평가된다.

중국 역시 가해자 부모를 처벌한다. 법제처 세계법제정보센터에 따르면 위법행위를 저지른 미성년자는 법에 따라 징계받고 형사책임을 져야 하며, 그 미성년자의 부모 및 후견인도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유로 '미성년자 범죄예방법'에 따라 징계받는다. 미성년자는 '형법'에 따른 형사처벌 제한 연령이 16세지만, 학교폭력 피해자가 살해당하는 등 심각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2020년 살인·상해·방화 등에 한해 14세 이상 16세 미만의 청소년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엄벌 대신 교육으로 학교폭력을 막아내겠다는 나라도 있다. 바로 북유럽국가 핀란드다. 핀란드는 '키바'(KiVa)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키바라는 이름은 핀란드어로 '왕따에 맞서다'(Kiusaamista Vastaan)라는 말의 앞 두 글자씩을 따서 만들어졌다. 핀란드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 자금을 지원했고, 현재 핀란드 모든 학교에서 키바를 시행하고 있다.

키바의 목적은 학교폭력 목격자들을 방관자로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역할극, 컴퓨터 게임 등을 통해 왕따에 맞서는 방법을 익힌다. 왕따를 막을 수 있는 규약도 스스로 만들게끔 한다. 핀란드 학생들은 이 교육을 1년에 20시간씩 이수해야 한다. 핀란드 내에서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낸 이 프로그램은 다른 유럽 국가와 미국 등이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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