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 마크롱, 방중 전 바이든과 통화…시진핑과 종전 해법 마련할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부터 2박 3일 간 이뤄지는 중국 방문 일정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가속화하고 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평화 구축에 중국도 참여시키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 백악관도 두 정상이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순방에 대해 논의했다며 "양국 정상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엘리제궁이 언급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5일부터 7일까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함께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나 경제 등 각 분야에서의 프랑스·중국 관계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해법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오는 6일에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시 주석과의 3자 회동도 이뤄질 예정이다.

주요 외신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 목적은 무역 등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프랑스 간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이 러시아에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지원하도록 설득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22년 11월 15일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익명을 요청한 프랑스의 한 고위 관리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게임 체인저' 국가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떻게 개입하든 극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시 주석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중재자' 역할을 강조한 만큼, 이번 방중 기간 시 주석을 설득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회담을 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보여줄 거란 얘기다.

중국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프랑스를 높게 평가하며, 유럽 내 중국 영향력 강화를 위해 프랑스와 밀착하고 있다. 또 최근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주재 EU 상공회의소의 외르그 부트케 회장은 "중국의 입장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확실히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인"이라며 그를 '포인트맨'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이날 오후 중국에 도착할 예정인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 기간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도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특히 6일 3자회담 이후 시 주석과 함께 광둥성 광저우시도 방문하고, 이곳에서 최소 1회 이상 시 주석과 별도 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수도 베이징이 아닌 지역 도시에서 국가 정상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시 주석의 남다른 환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