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많은 기업그룹 38곳... 카카오·태영·현대백화점 등 신규편입

금감원 사옥

빚이 많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 구조를 평가받아야 할 기업집단 38곳이 선정됐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카카오, 태영, 현대백화점, 한온시스템, DN 엘엑스 계열이 신규 편입됐고, 동국제강 계열은 제외됐다.

금융감독원은 현대자동차와 SK, 삼성, 롯데, LG 등 38개 기업그룹을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주채무계열은 기업그룹 가운데 빚이 많은 곳을 대상으로 금감원이 선정한 기업그룹을 말한다. 전년말 총차입금이 전전년도 명목 국내총생산의 0.1%이상이면서, 전년말 은행권 신용공여잔액이 전전년말 전체 은행권 기업 신용공여잔액 대비 0.075%가 넘는 기업그룹이 대상이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 평가를 받아야 하고, 평가 결과가 미흡하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등 신용위험 관리 대상이 된다. 다만, 주채무계열 선정은 절대적인 신용공여액이 많다는 의미로, 당장 재무 구조가 부실하다는 뜻은 아니다.

금감원은 지난해말 기준 총차입금이 2조717억원을 넘으면서,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1조2094억원 이상인 38개 기업그룹을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엘엑스의 경우 엘지 계열에서 친족분리돼 독립된 기업집단을 형성했고, 카카오·현대백화점·DN은 인수합병(M&A) 등 투자확대를 위한 차입 증가로 주채무계열에 새롭게 편입됐다. 동국제강 계열은 영업흑자 등에 따른 차입금 상환으로 총차입금 선정기준에서 미달됐다.


상위 5대 주채무계열(총차입금 기준)은 현대자동차, SK, 롯데, 삼성, LG 순이었다.

지난달 기준 38개 주채무계열의 소속 기업 수는 6440사로 지난해(5552사)보다 16%(888사) 증가했다. 국내법인은 전년 동월보다 20.4%(315사) 늘어난 1859사였다. 해외법인은 같은 기간 14.3%(573사) 증가한 4581사였다.

계열별 소속 기업 수는 소속기업체 수는 한화(832사), SK(746사), 삼성(646사), LG(425사), 현대자동차(423사), CJ(422사), 롯데(295사) 순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소속 기업 수 변동이 큰 곳은 한화(+125사)와 SK(+89사)로 친환경에너지 관련 해외기업 설립·인수 증가 등이 이유였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주채무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은 322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4%(45조5000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11.6%(63조4000억원) 늘어난 60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의 신용공여 잔액은 158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49.1%를 차지했다. 총차입금은 339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55.7%로 조사됐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38개 기업그룹에 대해 우리·KDB산업·하나·신한·KB국민·SC은행 등 6개 주채권은행이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성평가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위험, 최근 수출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추세 등 잠재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는 등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평가결과가 부채비율 구간별 기준점수 미만인 기업그룹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곳은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