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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뚫리고 나쁜 기 몰렸다?…5번째 주인 맞은 '비운의 빌딩'

머니투데이
  • 정진우 기자
  •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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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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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울 중구 남산3호터널/사진= 뉴스1
사진제공=뉴시스
"조·상·제·한·서 영욕의 시대를 거친 건물이 드디어..."



서울 중구 남대문로55(소공동)에 위치한 한국은행 소공별관이 지난 12일 싱가포르계 부동산투자회사에 팔렸다. 매각 금액은 1409억5000만원. 한건의 부동산 매매로 정리하기엔 이 건물에 담긴 역사가 너무 깊다. 금융권 안팎에선 대한민국 은행사(史)가 거론됐다. 1965년 준공된 이 건물이 옛 상업은행 본점이었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2004년 리모델링을 거쳐 2005년 3월 한은이 사들였다. 지하 1층~지상 13층 높이의 이 건물(대지면적 1163.7㎡, 연면적 1만4300.54㎡)엔 한은 외자운용원과 경제통계국 등이 들어와 있었다. 이 건물은 상업은행 시절 다른 큰 은행들과 함께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다.

과거 우리나라 은행은 '조·상·제·한·서'로 불렸다.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을 의미했다. 설립 시기 순이다. 대부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부터 영업을 했다. 조흥은행은 1897년 창립된 한성은행, 상업은행은 1899년 대한천일은행, 제일은행은 1929년 조선저축은행, 한일은행은 1932년 조선신탁은행이 모태다. 서울은행(1959년)도 역사가 깊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고 인수합병(M&A)을 통해 각각 신한은행(조흥), 우리은행(상압+한일), SC제일은행(제일), 하나은행(서울) 등으로 재탄생했다. '조·상·제·한·서'의 흔적은 한때 계속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은행장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신한은행장이 가장 좋은 자리에 앉고 우리은행, 제일은행, 하나은행 순으로 앉는다는 거다. 자산1위 국민은행은 그 다음 순서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울 중구 남산3호터널/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울 중구 남산3호터널/사진= 뉴스1

상업은행은 한때 우리나라 금융업을 이끌었다. 1965년 소공동에 본점을 세우고 준공식을 열었을 때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계를 주름잡던 상업은행은 1980년대부터 크고 작은 사건들로 몸살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철희·장영자 사건에 휘말려 상업은행장이 구속된 데 이어 명동 지점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안좋은 일이 이어지자 나쁜 풍수지리 탓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1978년 남산3호터널이 뚫린 영향이란 설이 강했다. 상업은행 본점 건물이 남산 3호 터널에서 나오는 나쁜 '기(氣)'를 정면으로 받는 자리에 있다는 얘기였다. 1994년 당시 상업은행 정지태 행장이 집무실 집기를 터널 반대편으로 돌렸다는 일화도 있다.

이 건물은 그 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고 한은이 2005년에 700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한은이 이런 기구한 운명의 소공별관을 재매각하면서 상업은행 본점 건물은 이제 다섯 번째 주인을 맞았다.

당초 한은은 본관 재입주 마무리 시점에 맞춰 소공별관 매각과 명도를 추진했다. 지난 2월 두 차례 진행한 일반경쟁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수의계약을 공고한 바 있다. 이후 2개월여간 협상 끝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한편 한은은 1987년말 준공된 본관(신관)을 중심으로 국제국 등이 들어가 있는 제1별관과 화폐금융박물관, 인근 별도 건물인 소공 별관 등 4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화폐금융박물관은 박물관 전용으로 사무실 공간으로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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