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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대신 반려…기저귀 쌓아 팔던 그 자리, 개사료가 차지했다

머니투데이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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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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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풍선효과? 커지는 댕냥이 산업]①

[편집자주] 출산율 0.78의 이면에는 1500만명에 가까운 반려동물 가구수가 있다. 이미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분윳값보다 더 비용이 들더라도 '댕냥이'에게 쓰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관련 산업이 흑자로 전환하기 시작한게 그 증거다. 저출산 시대, 펫팸족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산업의 움직임과 이면을 추적해본다.

육아 대신 반려…기저귀 쌓아 팔던 그 자리, 개사료가 차지했다
#"5년 전 어느날 담당하던 대형마트에 갔더니 기저귀 판매대가 치워지고 그 자리를 반려견 사료가 채웠다."

A사에서 기저귀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던 B씨가 들려준 경험담이다. 저출산에 따른 유아용품 산업의 침체와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4조5786억원으로 이를 것으로 보여 4조원 선에 머무는 유아용품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2조3332억원이던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는 해마다 두자릿수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가 2027년 6조55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반면 유아용품 시장은 성장을 멈췄다. 통계청 발표 국내 유아용품 시장은 제조업 출하기준 2016년 2조4000억원에서 2019년 2조1000억원까지 낮아졌다. 분유, 기저귀, 유아복, 유아가구 등 통계청 품목분류에 포함된 제조사 기준이다. 통계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수입품과 유모차 등을 포함하면 국내 유아용품 시장은 코로나19(COVID-19) 발생 이후 4조원 선에 머물러 있다는게 업계의 추정이다.

육아 대신 반려…기저귀 쌓아 팔던 그 자리, 개사료가 차지했다
그동안 유아용품 시장은 저출산 기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까지 1명의 자녀를 위해 가족 친지들이 지갑을 여는 '텐포켓 베이비' 현상이 이어지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면활동이 준 영향으로 지갑을 여는 일이 줄어들고 외부활동 감소 영향으로 고가 유모차 구입이 줄어드는 등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반려동물 시장은 코로나19를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자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2020년부터 2022년 2년간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3%포인트 늘어 70%에 도달했고, 영국도 같은기간 11%포인트 증가한 62%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 규모 역시 골든크로스를 앞두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보육실태조사 기준 5세 이하 영유아 가정에서 드는 양육비는 1인당 97만6000원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태어난 아동 141만명을 적용하면 연간 1조3775억원을 지출한다. 반면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1마리당 월평균 양육비는 15만원이다. 이전 조사에서 반려동물 수는 860만마리로 집계됐다. 전체 1조2900억원 규모다. 출산인구는 더 줄어드는 반면 반려동물 수는 늘어나고 마리당 양육비도 증가추세여서 이르면 올해말 반려동물 소비액이 영유아 양육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육아 대신 반려…기저귀 쌓아 팔던 그 자리, 개사료가 차지했다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이 최근 흑자로 돌아선 것도 커다란 변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료의 고급화를 내세운 하림펫푸드다. 2017년 400억원을 들여 외국산이 장악한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도전했지만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펫푸드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자녀를 대신할만큼 커진 반려동물의 위상은 고급화 전략의 끝판왕인 명품업계도 움직였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 등이 수십만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이동가방, 목줄, 보울, 전용소파, 베드, 유모차 등을 출시해 인기를 누렸다. 여기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플렉스'(과시하는 행동) 트랜드가 소비를 부채질했다.

반려동물 시장이 유아용품 시장을 대체하면서 35년 유아용품 1위 브랜드 아가방이 2014년 중국 자본에 넘어갔다. 기저귀, 분유 등 유아용품 관련 기업들은 적자 폭이 확대되자 사업을 축소하거나 전환하는 등 생존을 모색해왔다.

이런 현상은 기업형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같은 쇼핑공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아용품이 빠진 빈자리는 5년전부터 반려동물 용품들이 차지하는 사례가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녀 한명에 가족·친척이 지갑을 꺼내는 텐포켓 트렌드도 주변 주머니의 숫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출산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며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에서 유아용품보다 반려동물 코너의 면적이 더 넓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소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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