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오피스텔 '공사 중'에 입주할 판…"사전점검도 촉박"

입주가 임박한 이달 초에도 공사가 진행중인 쌍용더플래티넘서울역 오피스텔/사진=독자제공

입주가 임박한 서울 한 오피스텔이 공사가 진행중임에도 입주를 강행해 예비입주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입주 전 사전점검 일정도 촉박하게 잡아 하자 보수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이 시공한 서울 중림동 '쌍용더플래티넘서울역' 오피스텔은 지난 1~2일 예정이던 사전점검 일정을 일주일 뒤인 이달 8~9일로 연기했다. 입주예정일도 이달 12일에서 이달 22일 이후로 미뤘다. 예비입주자들은 사전점검 이후 입주예정일까지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불안해한다. 더구나 해당 현장에선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입주예정자들은 하자 등을 확인해야할 사전점검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한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실시하는 사전점검에서 하자가 발견될 경우 입주민은 하자보수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보수가 이뤄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공사가 안내한 이달 22일 입주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당초 입주예정기간은 4월말이었는데, 세 달 이상 지연되면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

입주예정자 A씨는 "공사상황을 봤을 때 완공 여부가 불완전해 보이는 현장을 보고 이후 일정에 대해 문의하고자 시행사와 시공사에 각각 연락했지만 시공사와 시행사 서로 각각 다른 날짜를 사전점검일로 안내했다"며 "사전점검 이후 하자를 발견해도 보수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입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준공승인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피스텔에는 '주택법'이 적용되는 아파트 등 일반주택과 달리 '건축법'이 적용된다. 최근 촉박한 일정으로 사전점검과 입주를 강행한 오피스텔 사례가 여럿 나왔다. 주택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아파트 시공사는 입주가 시작되기 45일 전 2일 이상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를 사전방문해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일반건축물에 해당해 주택법이 적용되지 않아도 된다.

쌍용건설은 공정 지연을 인정했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자재수급이 지연됐고 수도권에 들이닥친 이른 장마로 외장 판넬과 조경공사가 늘어졌다는 설명이다. 공사 착공 전 시행사가 만든 설계도서와 실제 지질여건이 달라 공사기간이 연장된 측면도 있다. 코로나19(COVID-19) 상황과 화물연대 파업, 시멘트 부족에 따른 레미콘 공급대란 등도 지연 사유다.

입주는 서울 중구청의 사용승인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중구청은 이달 중 해당 오피스텔에 대한 사용승인을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창호공사 등 내부 마감공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외장 판넬 공사는 입주자 사전점검 전 완료될 예정"이라며 "계약해지 우려로 입주를 강행하는 것은 아니고, 수분양자 중 입주일정에 입주를 희망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일정을 맞추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입주자 사전점검시 발생된 하자와 미비사항은 입주전까지 성실하게 완료해 수분양자들에게 인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