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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증권사…라덕연에 당한 뒤 "CFD 접어요"

머니투데이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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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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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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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라덕연 사태 100일(下)

[편집자주] 자본시장을 뒤흔든 라덕연 게이트가 터진 지 100일이 지났다. 충격은 단발적이었지만 생채기는 컸다.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개선과 검찰수사는 아직 진행형이다. 역대급 주가조작 범죄로 기록될 이번 사태를 다양한 각도에서 복기해본다.



라덕연 사태로 사라진 금감원 조사국 '칸막이'…효과는


-달라진 금감원 조사국 한 달 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증권사…라덕연에 당한 뒤 "CFD 접어요"
"금융감독원은 시장 교란 세력에 전쟁을 선포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합동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월 일어난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사전 감지하거나 예방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였다.

이를 계기로 금감원 조사 조직이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조사국 명칭부터 인원, 부서 구성, 사건 배당 방식까지 불공정거래 조사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 전체에 변화를 줬다. 금감원의 변화가 단순 구조 개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유관기관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15일부터 기존 기획조사(제보·기획사건)·자본시장조사(거래소 사건)·특별조사국(테마주·복합·국제 등 특징적 사건) 체제를 조사 1·2·3국 체제로 전환했다. 특정 부서 업무 편중 문제를 해소하고 부서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맞춰 부서도 개편됐다. 조사1국에 정보 수집 전담반과 디지털 조사 대응반을 설치했고 조사3국에는 특별조사팀을 뒀다. 특별조사팀은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중대한 사건을 전담으로 맡게 되며, 유사시에는 태스크포스(TF)로 전환해 사건에 대응할 예정이다.

인력도 대폭 충원했다. 금감원은 지난 6월 타 부서 소속이던 기존 직원 17명을 재배치해 조사국 인원을 충원했다. 이들은 대부분 조사 업무를 하다가 다른 부서로 보직을 옮겼던 직원들이다. 또 회계사, IT(정보기술) 전문인력 등 경력 직원을 뽑는 절차를 거쳐 이달 중으로 조사 인력 8명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팀 조정으로 실질적인 조사 인력은 더 늘었다. 금감원은 당초 자본시장조사국, 특별조사국에 있었던 조사기획팀을 조사 1팀으로 전환해 조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실제 조사 전담 인력이 24명 늘었다. 이달 충원이 완료되면 조사국 인력은 지난 6월 초 기준 70명에서 95명이 된다.

이번 개편으로 사건 배당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사건 유형별로 담당이 정해져 있었다면 개편 뒤에는 조사총괄팀에서 사건의 중요도 등을 감안해 조사 1·2·3국에 균등한 비율로 배당한다. 이 덕분에 부서 간 경쟁 체제가 갖춰져 조사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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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로도 불공정거래 의심 사건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지난 6월14일에는 동일산업 등 5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튿날부터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 또 3개 종목(동일금속, 방림, 만호제강)은 투자주의 종목(소수계좌거래집중)으로 지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원이 몇 명 늘었다고 모든 사건을 다 적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사건을 정교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라며 "정보수집반이 생기면서 혐의를 사전에 인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직을 개편하고 인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금감원은 조직 개편 계획을 밝히며 유관기관 간 협업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와 조사정보 공유 시스템을 가동해 불공정거래 관련 제보 및 조치 전력자, 조사 진행사건 등 정보를 자동으로 공유하도록 했다. 검경과도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모든 사건이 마찬가지지만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라며 "업무는 나누더라도 기관 간 실무자의 소통을 강화하고 협조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조직 개편만으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라덕연 사태로 강화된 투자자 관리, CFD 접는 증권사도 나타나


-CFD 시장 규모 급감 불가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증권사…라덕연에 당한 뒤 "CFD 접어요"
올 초까지 증권사들은 높은 수수료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CFD(차액결제거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라덕연 일당이 CFD를 주가조작에 악용하면서 불똥이 튀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CFD에 관한 타깃 검사가 이뤄지면서 증권사들도 CFD 사업을 접거나 인력 투입 규모를 줄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CFD 사업을 했던 증권사는 총 13곳이었다. 지난 6월 CFD 거래를 했던 13개 증권사 모두 신규계좌 개설과 기존 계좌를 통한 신규 거래를 중단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SK증권은 CFD 서비스를 지난 28일부로 완전 종료하기로 했다. 일부 증권사들도 CFD 전담 부서 인력을 내부적으로 줄이는 등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CFD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았던 증권사들도 속속 사업 백지화를 고려 중이다. 한 증권사 대표는 "규모가 크지 않았을뿐더러 당국의 감시리스크, 규제도 너무 많아져 더 이상 사업을 할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당장 CFD 관련 충당금은 증권사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돼 충당금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악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하나증권은 올해 2분기 CFD 충당금으로만 518억원을 쌓았고 KB증권도 이를 포함해 총 13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쌓았다. 신한투자증권도 CFD 내역 등 총 305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공격적 영업으로 CFD 확대했던 증권사

이전까지 CFD가 높은 수수료 수입을 얻고 제한 없이 규모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에 증권사들은 공격적으로 CFD 서비스를 확대했다. 당국이 CFD 시장 과열 우려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긴 했지만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크게 개입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CFD 사업을 했던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2조7697억원으로 전년 말(2조3254억원) 대비 4443억원 늘었다. 교보증권(6180억원)이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5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순이었다.

그러나 라덕연 사태 이후 CFD가 요주의 상품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장 금융위는 CFD 시장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했고 동시에 CFD 계좌와 취급 증권사 검사에 나섰다.

◆ 9월부터 CFD 관리·감독 강화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키움증권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023.5.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키움증권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023.5.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달 19일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이 의결되면서 9월부터 CFD 관리감독 체계와 개인투자자 보호 장치가 강화된다. 핵심은 CFD 정보 투명성을 높이고 CFD를 할 수 있는 개인전문투자자 가입 문턱을 높이는 것이다.

CFD 깜깜이 거래 체계가 개선된다. 증권사는 매일 금융투자협회에 투자자 CFD 잔고를 제출해야 한다. 이제 투자참고지표를 보고 레버리지 투자자금이 얼마나 유입됐는지 시장 참여자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CFD에 따른 주식매매 때 실제 투자자 유형(예를 들어 '개인')도 표기해야 한다. CFD는 실제 투자자 대부분이 개인(96.5%)이지만 증권사가 국내사면 기관, 외국사면 외국인으로 표기돼 시장 참여자 오해를 유발했다.

현재 CFD 취급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 거래소가 제도 변경에 따른 전산 개발, 업무 프로세스 개선 과정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8월 중순부터 투자자별 투자 요건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행정지도로 운영했던 최소증거금률 40% 규제는 상시화된다. 또 증권사는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해 자기자본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11월 말까지는 CFD 규모 50%만 반영하고 12월부터 100% 모두 반영하게 된다.

CFD는 장외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증권사들이 제한 없이 확대해왔는데 전체 CFD 한도를 자기자본 규모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 증권사 권유·비대면 가입 사실상 폐지

CFD 거래를 할 수 있는 개인전문투자자 지정 문턱은 높아진다. 최초 지정 때 반드시 대면이나 영상통화로 본인 확인해야 한다. 개인전문투자자 자격 요건도 2년마다 증권사가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

CFD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요건은 강화된다. 이전까지 개인전문투자자 모두에게 거래가 허용됐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투자 경험을 갖춘 경우로 한정한다. 가령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 평균잔고 3억원 이상 등을 갖춘 경우다. 이때도 증권사가 대면(영상통화 포함)으로 투자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위험을 알려야 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개인전문투자자 지정 신청을 권유할 수 없다. 불건전영업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금감원이 키움증권 등 3개 사에 대해 CFD 업무처리 적정성 등을 중점 검사한 결과 CFD 레버리지 과장광고, 비대면 계좌개설 과정에서 실지 명의(주민등록상 명의) 미확인, 위험관리 등 CFD 업무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발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 결과 확인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정 개정과 함께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CFD 관련 업계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한 모범 규준도 만들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는 9월부터 CFD 영업이 재개된다고 하지만 각종 규제 강화로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초반 규제를 지키며 눈치싸움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엄벌' 입법 단행한 국회…부당이득 '위헌' 논란 계속


-부당이득 산정기준 시행령 위임, 위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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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부당이득에 최대 2배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위헌 논란에 부딪혔다. 양형의 핵심기준이 되는 부당이득 산정방식을 법률에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폭락 사태에 따른 투자피해자들의 '주가조작 엄벌' 주장에 편승해 졸속 입법을 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에 논란이 된 조항은 제442조2항으로, 위반행위 유형별로 부당이득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했다. 법조계에선 이 조항이 위임입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형벌은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에 위임할 수 없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부당이득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 징역 3년 이상, 부당이득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의 중형에 처해지는 등 부당이득 액수에 비례해 형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형법)는 "법률 개정이 만만찮으니 국회가 쉬운 길을 택한 듯한데 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헌법)도 "산정방식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도 지난 6월 비슷한 취지의 우려를 담은 검토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소 결정(94헌마213)에 따라 긴급하거나 미리 법률로 자세히 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형벌의 종류와 상한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전제로 위임입법이 허용되지만 부당이득액의 구체적 산정방식 등 변수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것이 이런 경우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산정 방식에 따라 정해지는 형벌의 종류나 폭이 매우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등 정부 측은 주가조작범을 엄단해야된다는 사회적 목소리에 부응한 입법으로, 그간 제기돼왔던 법적인 쟁점과 우려사항은 정부측 수정안으로 충분히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법개정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이틀 앞두고 정부는 국회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불공정거래는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와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아가고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한 위반행위임에도 엄벌은 내려지지 않아 수많은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법안 통과를 통해 주가조작범을 엄벌하겠다는 국회와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이번 기회에 표명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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